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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사라진 세계,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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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사라진 세계,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19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간은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것에 적응할 것이다.
By GRACE BROWNE, WIRED UK

코로나19가 사라질 시기를 모른 채로 수개월이 지난 현재, 우리는 어느 정도 답을 찾았다. 더 빠른 속도로 유통되며 예상보다 예방 효과가 우수한 백신이 코로나19라는 매우 어둡고 긴 터널 속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이다. 코로나19 종식의 시작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 접종을 하려는 전 세계의 경쟁으로 코로나19 퇴치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될 것이지만, 실패할 확률은 낮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팬데믹을 시작하게 한 요소를 인류가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안고 살도록 가르친 또 다른 예시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종식은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여러 국가가 백신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현재 영국은 전체 인구 중 6% 이상이 적어도 1차 접종을 마친 상태이다. 영국을 제외한 다른 여러 국가는 백신 접종 경쟁에서 뒤처진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19 사망 및 감염이라는 최악의 여파를 견뎌낸 상황에서도 더 많은 선진국이 이미 백신 접종을 앞서 시작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학교의 글로벌 보건 혁신 센터(Global Health Innovation Centre)에서 취합한 데이터에 따르면, 고소득 국가는 백신 42억 개를 확보했다. 반면, 저소득 국가는 2억 7,000개를 구매한 상태이다. 일부 부유한 국가는 자국민을 여러 차례 보호하기 충분한 정도의 분량으로 백신을 확보했다. 그러나 일부 빈곤 국가는 백신 접종을 위해 2023년 혹은 2024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가의 집단 면역을 얻기 위해 전체 인구 중,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차례 백신 접종 책임(현재, 존슨&존슨의 백신을 비롯해 1차 접종으로 끝나는 백신을 개발 중이다)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즉, 전 세계에 백신 110억 개는 있어야 효과가 있다는 의미이다.

모든 국가가 백신 접종 계획을 구상하고 시행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이에, 버밍엄대학교의 토비 피터스(Toby Peters) 교수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피터스 교수는 저온 유통 체계의 전문가이다. 백신 운송 과정에는 제조부터 대중에 유통하는 과정까지 포함되며, 백신을 저온 보관해야 한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은 특수 냉동고에 영하 70℃를 유지한 채로 보관해야 한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이 됐든 백신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소득 수준이 매우 낮거나 중간 수준인 국가 다수는 백신을 저온 상태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안정적인 전기 공급 혹은 기반 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글로벌 백신 및 면역 동맹(Global Alliance for Vaccines and Immunisation, 이하 ‘Gavi’)는 세계 최빈국의 보건복지 시설 10%만이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받으며, 그중 일부는 백신 보관에 적합한 냉동고를 보유한 보건 시설이 5% 미만이라고 밝혔다.

Gavi가 설립한 계획인 코백스(Covax)는 올해 말, 소득 수준이 매우 낮거나 중간 수준인 국가를 대상으로 백신 20억 개를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말까지 빈곤국 국민 20%가 백신 접종을 하도록 목표로 삼고 있다. 집단 면역을 형성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선진국 다수는 향후 1~2년 이내로 집단 면역을 형성할 전망이다. 반면, 빈곤국은 집단 면역 형성에 뒤처진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피터스 교수는 해결책으로 “여러 국가가 서로 운송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협력해 백신을 최대한 빨리 공급하도록 하는 것”을 제시했다. 그때까지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가 문제가 될 것이다. 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는 최근 대중 연설을 통해 “이기적인 태도는 세계 최빈국과 취약 계층을 위험에 몰아넣을 뿐만 아니라 자멸하는 길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기적인 태도는 코로나19 확산세를 더 오래 지속시키고 코로나19 억제에 제약을 가하며, 인류와 경제에 고통을 안겨주기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모든 인류를 위해 백신을 확보하더라도 반드시 모든 사람이 코로나19로부터 제대로 보호받는다는 뜻은 아니다. 바이러스 반응과 제공되는 면역 백신의 종류, 면역 지속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진화해, 면역성을 공격한다. 일례로 인플루엔자의 경우,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가 갑작스레 빠른 속도로 등장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독감 확산 시기마다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백신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면역학 교수인 대니 알트만(Danny Altmann)은 바이러스가 현재의 백신을 무력화하는 형태로 진화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보다 변형 속도가 느린 듯한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다. 알트만 교수는 “코로나19는 매우 서서히 움직이는 바이러스다”라고 언급했다.

바이러스가 백신에 전혀 침투하지 않는 것도 가능한 이야기이다. 홍역 백신 때문에 발생한 면역력을 무너뜨린 변형 홍역 바이러스가 등장한 적이 없다. 1960년 초에 개발된 홍역 백신은 오늘날까지 훌륭한 효과를 보인다.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전염성이 더 강한 B1.1.7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나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의 변이 바이러스 등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세계 여러 국가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연구진은 새로 등장한 여러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의 효율성을 약화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에서 발견된 변이바이러스인 E484K가 보호 항체에 침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 사용 승인한 백신 3종 모두 숙주 세포가 붙어있고 이를 인체에 들어오도록 만드는 바이러스의 일부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겨냥해 개발됐다.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다른 부분을 묶는 중성화 항체를 자극하면서 면역 체계를 형성한다. 변종 바이러스는 백신의 효과에 지장을 줄 정도로 스파이크 단백질을 변형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는 최근, 자사의 백신이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의 일반적인 변형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이러스가 백신의 효과를 벗어날 정도로 진화하느냐는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널리 확산하는가에 달려있다. 오랫동안 확산할수록 변형될 가능성이 더 높다. 또한, 위험성도 증가한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바이러스학 교수인 디난 필레이(Deenan Pillay)는 “바이러스가 거의 사회와 독자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 백신이 홍역 백신처럼 바이러스 전염 자체를 막을 수 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필레이 교수는 “백신과 관련, 전염을 막는 것을 다루는 방법을 한 가지 방식으로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격리조치, 국경 제한 등 엄격한 공중 보건의 개입은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서 복제될 가능성을 줄이면서 코로나19 변형률을 늦출 수 있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은 백신의 면역 지속 기간이다. 우리는 독감 백신처럼 매년 혹은 여러 해에 걸쳐 면역을 유지할 백신을 접종해야 할 수도 있다. 혹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같이 무서운 기세로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홍역 백신이나 폴리오 백신처럼 장기적인 면역을 확보할 수 있다. 

18개월 이상 모든 이의 항체 수준을 확인해야 할 수 있다. 또, 알트만 교수의 설명대로 많은 사람의 항체 수준이 낮아졌을 때, 다시 실험해서 이듬해 조금씩 변형된 바이러스에 사용할 백신 접종 계획을 수행해야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매년 하는 행동이다. 백신이 약간씩 바뀌면서 각종 변형 바이러스로부터 인체를 보호한다.

필레이 교수는 “다른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 이해한 부분을 기반으로 보았을 때, 면역이 오랫동안 지속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외에도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는 6종 더 있다. 그 중 4개(HKU1, NL63, OC43, C229E)는 현재 일반 감기와 같은 형태로 전염된다. 나머지 2종류도 인간에게 알려진 바이러스이다. 바로 2009년, SARS 전염병을 유발한 바이러스와 2012년, MERS를 유발한 바이러스로, 모두 처음 등장했을 당시 치명적이었지만 널리 확산하지는 않았다. 인체는 1년 이내로 6가지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 중, 일부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면역력을 상실한다. 이 때문에 이번 코로나19도 똑같이 면역력이 오래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 필레이 교수는 “이번 코로나19는 완전히 퇴치하기 극도로 어렵다고 추측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1월 12일 자로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백신 접종이 됐든 자연적인 감염이 됐든 코로나19 면역력을 얻었다면, 바이러스는 일반 감기보다 치명적이지 않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5번째로 대유행하는 인간 코로나바이러스가 되는 것이다. 해당 연구의 연구진은 코로나19를 다른 인간 코로나바이러스와 비교하며, 코로나19가 누구나 유년기에 노출된 적이 있는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래에는 일반 감기처럼 미열 증상을 보이기만 하거나 아무 증상 없이 지나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진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돼 회복한 이들과 관련, 바이러스 면역력이 8개월이나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감염 사례가 이미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자연적으로 감염된다고 해서 장기적인 면역력을 얻지 못하는 듯하다. 이러한 이유로 알트만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더라도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에 의존해 집단 면역 체계를 최대치로 형성하는 것이 논란으로 남아있는 이유라고 덧붙여 전했다.

런던 위생 및 열대의학 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 소속 전염병 모델 연구원인 로잘린드 에고(Rosalind Eggo) 박사는 “코로나19가 갈수록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기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로 발견돼, 전 세계에 전파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끊임없이 확산하는 질병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유형의 질병으로 세계 최빈국에서 절망적인 수준으로 심각할 정도로 확산 추세를 보이는 질병인 말라리아를 언급할 수 있다.

독감과 같은 일부 전염병은 매년 겨울이면 급격히 증가한다. 다른 질병은 배경에 따라 널리 퍼지며, 예나 지금이나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알트만 교수는 코로나19가 어느 순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 독감과 여러 코로나바이러스처럼 계절에 따라 확산세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보편적이지 않거나 매우 드문 질병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자체를 없애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를 여러 측면에서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알트만 교수는 인류는 최소한 더 강력한 장기적인 백신 제도가 자리 잡을 때까지 매년 겨울이면 주로 여러 병동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가 코로나19를 일종의 사회적 대가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에고 박사는 정확한 규모나 확산 빈도 등 사회적 대가는 여러 요소의 변수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변수로 작용할 요소로 면역력 지속 기간(감염 후 생긴 면역력과 백신 접종 후 생긴 면역력 모두 포함)과 계절 변화에 따른 전염 정도, 바이러스의 유전적 변형이 지역 인구의 면역력을 해치는 것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에고 박사는 “가장 중요한 의문점은 향후 몇 개월, 그리고 몇 년에 걸쳐 과학자들이 해결할 것이다. 그리고, 인류가 그다음에 발생할 일을 이해하고 대비하며 위험을 완화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1918년에 발생해, 전 세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준 스페인 독감은 역사상 최악의 질병 발병 사례로 언급된다. 5억 명이 감염돼, 5,000만 명~1억 명(전체 인구의 5%)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인 독감 확산세는 환자가 면역 체계를 발전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하게 되면서 겨우 멈추었다. 그 후에도 다른 인플루엔자 전염병이 발병했지만, 스페인 독감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았다. 1968년, 홍콩 독감으로 100만 명이 사망했다. 2009년, 돼지인플루엔자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변종 H1N1 바이러스가 발생해, 대유행으로 퍼졌다.

과거의 여러 전염병 발병의 잔해는 오늘날까지 남아있다. 과거의 전염병 바이러스에서 파생된 신종 바이러스는 매년 반복되는 계절성 독감 유형으로 서서히 변했다. 코로나19도 언젠가는 계절성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가 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is is what will happen to Covid-19 when the pandemic is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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