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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 환자, 타인이 자신의 건강 상태 알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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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 환자, 타인이 자신의 건강 상태 알아주기를 바란다
일부 코로나19 장기 환자는 10개월 가까이 증상을 앓고 있다. 증상이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많은 이가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우려한다.
By MATT REYNOLDS, WIRED UK

수잔 휴즈(Suzanne Hughes)가 처음 코로나19 증상을 앓고 10개월이 지났다. 2020년 3월 이전, 56세인 휴즈는 웨일스 해변을 따라 장시간 산책하고 몇 시간 동안 자신의 집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제 휴즈는 집 문 앞에서 2분 동안 걷는 것도 간신히 성공하면 운이 좋은 수준으로 건강이 악화됐다.

휴즈는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의 30%밖에 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휴즈는 아주 작은 신체적 움직임이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대신 몇 시간 뒤에 느낄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휴즈는 “무엇이 됐든 움직일 때마다 먼저 ‘움직이면 어떤 일이 생길까? 움직임의 대가는 무엇일까?’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아직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라는 가장 암울한 시기의 깊은 곳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영국 전치 인구 중 6%는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했다. 이 덕분에 코로나19 이후의 생활을 상상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향후 몇 개월 후면 영국인 다수가 이미 우리의 삶 상당수를 장악한 바이러스에 지배되지 않고 일상으로 복귀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 환자는 일상 복귀라는 사치를 절대로 누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증상을 앓고 있는 이들은 현재 1년 가까이 병에 앓고 있으며,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가능해질지 의문을 품고 있다. 코로나19 초장기 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대중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경고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는 모든 사람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이어진다.

영국 통계청의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10명 중 1명꼴로 3개월 이상 코로나19 증상을 앓는다. 3개월 이상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는 환자의 수는 확실하지 않지만, 여러 온라인 지원 단체에서 코로나19 장기 환자는 처음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10개월 이상 증상을 느낀다고 말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지난해 12월,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Clinical Excellence, 이하 ‘NICE’)는 코로나19 장기 증상 관련 첫 번째 임상 가이드라인을 발행했다. NICE는 제한된 증상 혹은 경험 범위를 따르지 않는 질병을 설명한다. 코로나19 장기 환자는 무호흡 증상이나 심장 두근거림, 피로, 인지 장애, 발진, 메스꺼움, 설사 등 NICE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각종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 환자 다수가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바뀌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러나 하나의 증상이 사라지면서 다른 형태로 다시 나타나는 등 각종 증상의 집합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 환자의 존재가 코로나19 초기보다 더 널리 알려졌지만, 장기간 코로나19 증상을 앓는 환자는 여전히 자신의 필요를 충족할 도움에 접근하는 데 크게 애를 먹는다.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운영하는 피로 관리 치료 과정 이후, 휴즈는 만성 질환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민간 물리치료사를 찾았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베타니 웰스 맥크로우(Bethany Wells McCraw)는 지난해 3월에 코로나19 증상을 앓기 시작하면서 수면 클리닉과 컴퓨터 단층 촬영, 대장내시경, 체중 변화 등 비슷한 종류의 여러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웰스 맥크로우가 300일 넘게 겪은 증상을 완화하는 데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웰스 맥크로우는 “약 7개월간 증상이 현저히 나아자거나 완화된 것을 느낀 적이 없다. 증상이 평소와 같은지, 아니면 나아질 기미가 보이는지 아무도 말할 수 없다. 어떤 치료도 소용이 없다고 느낀다. 나 자신이 짐처럼 느껴진다.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지금과 같은 상태로 사는 것이 매우 끔찍하다”라고 말했다. 휴즈와 웰스 맥크로우 모두 코로나19 증세를 오랫동안 앓게 되면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노쇠해졌다고 말한다. 웰스 맥크로우는 “인생의 시간이 빠르게 흐른 것 같다. 중년이지만, 노인이 되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오래 이어지고, 1일 확진 사례가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하면서 향후 몇 달간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장기 환자로 이름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온라인 지원 단체에서 이름이 기록돼, 1차 대유행의 피해를 본 장기 환자들이 설립한 여러 단체의 운동도 함께 하게 될 것이다. 10개월째 코로나19 증상을 앓고 있는 에딘버러 거주자 바바라 멜빌(Barbara Melville)은 “많은 사람이 크리스마스에 한 행동을 보면, 몇 주 뒤면 코로나19 장기 환자 수가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누구도 코로나19 장기화 증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른다. 그러나 일부 장기 환자의 경험은 간혹 몇 달이 아닌 몇 년간 증상을 앓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멜빌이 코로나19 장기 증상이 여러 인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제공한 스캔을 통해 멜빌이 심근염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른 코로나19 환자들도 보고한 심장 근육 염증이다. 멜빌은 5년간 진행될 또 다른 연구에 피실험자로 참여한다. 해당 연구는 영국 코로나19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추적한다.

멜빌은 자신이 코로나19 장기 환자임을 밝히기 시작하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신에게 남긴 여러 증상에 먼저 초점을 맞춘다. 멜빌이 겪은 증상은 앉아있거나 서 있을 때 심박 수가 바뀌는 기립성 빈맥 증후군과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증상인 자율신경 실조증이다. 그러나 멜빌은 아직도 에딘버러 인근 지역인 펜트랜드 힐즈(Pentland Hills)를 산책하는 등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없다. 이제 도로 끝까지 걷는 것도 힘겨운 일이 됐다. 멜빌은 “단 한 차례라도 조금 움직일 때마다 움직일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개인의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증상을 간직한 채로 살면서 느끼는 일상 속 고통 이외에코로나19 장기 환자는 다음과 같은 또 다른 두려움을 다스리고 있다. 드디어 코로나19 퇴치가 가까워지면서 코로나19 장기 환자가 소외되고, 많은 사람이 잊게 될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라는 역사 속 한 순간의 잔재로 남게 될 것을 우려한다. 휴즈는 “그동안 누리던 삶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다들 일상생활로 복귀할 때, 나 혼자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ovid-19 long-haulers want you to know that they’re still not ok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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