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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근무 시간 단축이 필요한 이유,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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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근무 시간 단축이 필요한 이유,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밤이 가까워지고 추운 날씨가 다가오면서 더 우울함을 느낀다. 그러나 근무시간을 바꾸어 계절에 적응한다면, 기분이 더 나아질 수 있다.
By LAURIE CLARKE, WIRED UK

많은 이에게 날이 더 추워지면서 밤이 길어지는 겨울에 여러 불안한 감정이 시작된다. 완전히 빛이 들지 않은 아침에 침대에서 이불을 걷고 일어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또, 남아있는 오후의 태양과 함께 생산성이 줄어드는 것을 느낀다.

완전한 계절성 우울증을 겪고 있는 소수에게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계절성 우울증이 약화하기 훨씬 더 힘든 수준으로 발병하기 때문이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겨우내 주간졸림증과 기분 저하, 만성 무기력증을 느낀다. 계절성 우울증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우울증 발병 사례가 더 많으며, 1월과 2월에 자살률이 증가하고 생산성이 저하된다.

이 모든 것을 겨울의 우울함이라는 애매모호한 개념 때문에 생각하기 쉽지만, 과학적 이유로 무기력증을 설명할 수 있다. 신체 시계가 기상 시간과 근무 시간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근무 시간을 바꾸어 기분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면 되지 않을까?

오스트리아 스윈번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그레그 머레이(Greg Murray)는 “신체 시계가 오전 9시에 기상하기를 원하지만 실제 기상 시간이 오전 7시라면, 이는 겨울의 해가 짧아진 것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수면 단계를 놓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간 생물학, 구체적으로 말해 인체가 수면과 기상을 통제하는 것과 관련된 부분을 연구하는 연구진은 겨우내 인간의 수면 습관은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선호한다는 생각과 현대 생활의 제약 조건이 특히 겨울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지지한다.

생물학적 시간을 말할 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생물학적 주기 시계는 과학자가 인간 내부의 시간 감각을 측정하고자 사용하는 개념이다. 하루 중,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은 때를 정하는 24시간 타이머이다. 우리가 기상할 때와 잠들 때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머레이 교수는 “인체는 신체 시계에 맞추어 움직이고자 한다. 바로 인체와 행동의 주요 제어기가 태양과 관련성을 보이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인체 시계를 비롯한 다양한 외부 요소를 통제하는 호르몬과 화학적 요소가 매우 많다. 그중 특히 중요한 것은 하늘에서 발생하는 요소인 태양이다. 감광신경질세포(ipRGC)라고 알려진 안구 뒤의 중첩된 광수용체는 특히 청색광에 민감하다. 따라서 생물학적 주기 시계를 변경해 신체 시계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세포가 수면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있다.

위와 같은 생물학적 메커니즘의 진화적 가치는 하루 중 시간에 따라 신체적, 생물학적, 행동적 변화를 촉진한다. 스위스 바젤대학교 시간생물학 센터 교수 안나 비르츠 저스티스(Anna Wirz-Justice) 교수는 “바로 생물학적 주기 시계의 예측 기능이다. 이는 모든 생명체에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 년 중 일교차가 주어지면, 유기체는 생식이나 동면 등 행동의 계절적 변화에 대비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겨우내 수면 시간이 길어지면서 기상 시간이 달라지는 것을 특별히 검증하는 연구가 풍부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추측이 사실일 수 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 머레이 교수는 “이론적 관점에서 겨울 아침의 자연광 감소는 일종의 단계적 지연을 유도한다. 그리고 생물학적으로 어느 정도 단계적 지연이 발생하리라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단계적 지연은 신체 시계가 겨우내 생물학적 주기 시계가 느려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갈수록 얕게 자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힘든 이유를 설명한다.

단계적 지연은 겨울에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는 이유를 제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머레이 교수는 전체적으로 갈수록 더 오래 잠자리에 들고자 하는 욕구로 상쇄될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여러 연구가 인간은 겨우내 더 많은 수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알람 시계와 스마트폰이 없으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는 남미와 아프리카의 산업화 이전의 세 가지 사회를 살펴본 어느 한 연구에서 이러한 지역 사회는 겨우내 집단으로 평소보다 1시간 더 많이 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 과정에서 살펴본 지역 사회 모두 적도 인근의 지역인 점을 고려하면, 겨울에 더 춥고 어두운 북반구 지역에서 훨씬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겨울에 더 오래 자려는 것은 최소한 부분적으로 멜라토닌이라는 시간 생물학의 한 가지 주요 요소에 따라 조정된다. 생물학적 주기 시계가 멜라토닌을 조절하면서 차례로 영향을 미친다. 일종의 수면제이며, 멜라토닌은 인간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생산량이 증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간 생물학자인 틸 로엔버그(Till Roenneberg) 박사는 “인간에게 멜라토닌 프로필의 범위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넓다. 이는 생물학적 주기 시계가 1년 중 여름과 겨울이라는 다른 두 계절에 반응하는 생물학적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인체 시계가 학교나 업무 일정에서 요구하는 시간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로엔버그 박사는 “생물학적 시계가 원하는 것과 개인의 사회적 시계가 원하는 것 간의 차이는 일종의 사회적 시차이다. 사회적 시차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라고 언급했다. 사회적 시차는 우리가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것이지만, 전 세계를 비행기로 이동하는 대신 출근이나 등교 등 사회적 요구에 따른 시간에 맞추어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회적 시차는 여러 논문으로 발표된 현상이며, 인간의 건강과 행복, 일상에서 제대로 행동하는 것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겨울에 일종의 사회적 시차 적응의 형태가 발생한다. 또, 사회적 시차가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 이를 경험하는 이들의 집단을 더 광범위하게 살펴볼 수 있다.

사회적 시차 연구를 위한 집단에는 시간대의 서쪽 끝에 거주하는 이들의 집단이 포함됐다. 시간대는 광범위한 영역의 집단을 다루며, 시간대의 동쪽 끝 지역은 서쪽 끝 지역보다 해가 뜨는 시간이 1시간~1시간 30분 더 빠르다. 그런데도 인구 전체가 똑같은 근무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즉, 많은 사람이 일출 전에 기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본질적으로 시간대 중, 한 영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끊임없이 생물학적 주기 시계에 맞지 않는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여러 가지 큰 피해를 주는 결과와 관련이 있다. 서쪽 끝에 거주하는 이들은 유방암과 비만, 당뇨, 심장병을 앓게 될 확률이 더 높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주로 해가 뜨기 전인 어두운 시간에 기상하면서 발생하는 생물학적 주기가 만성적으로 파괴돼, 발생하는 결과라고 말한다.

사회적 시차의 또 다른 극단적 사례는 지리적으로 영국과 같은 선상에 있으면서도 중부 유럽의 시간대를 따르는 스페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스페인의 시간이 실제 시간대보다 한 시간 더 빠르기 때문에 스페인 국민이 생물학적 시간대를 유지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일정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스페인 국민이 전체적으로 유럽의 다른 국가보다 수면 시간이 한 시간 줄어들면서 수면 부족 문제를 겪게 된다. 수면 부족 정도는 스페인 전체의 잦은 결석과 스트레스, 직업 관련 각종 사고 및 학업 실패 등이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겨우내 수면 시간이 길어진 이들과 비슷한 증상을 겪는 집단은 일 년 내내 야행성 활동 경향을 보이는 이들이다. 10대 청소년의 평균적 생물학적 주기 시계는 성인보다 최대 4시간이 느리며, 이는 청소년이 생물학적 요인 때문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이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수년간 청소년은 아침 7시에 기상해 등교해야만 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더 극단적인 예시이지만, 제대로 조정되지 않은 업무 일정과 함께 겨우내 둔감해진 것이 정도는 약하더라도 어느 정도 비슷한 효과에 기여할 수 있을까? 부분적으로 계절성 우울증 유발 원인과 관련된 이론을 일부 지지한다. 정확한 생화학적 근원과 관련된 여러 가설이 존재하지만, 상당수의 연구자가 단계적 지연 가설이라고 알려진 요소라는 신체 시계가 자연광과 수면 및 기상 주기와 일치하지 않는 심각한 반응 때문이라고 본다.

현재 과학자들은 계절성 우울증을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는 상태보다는 스펙트럼으로 개념화하려고 하며, 스웨덴을 비롯한 북반구의 여러 국가에서는 전체 인구 중 최대 20%가 겨울에 발생하는 경미한 계절성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론적으로 경미한 계절성 우울증은 인구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겪을 수 있지만, 일부에게만 증상이 약해진다. 머레이 교수는 “일부는 생물학적 주기 시계가 맞지 않는 것에 감정적으로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겨울에 근무 시간을 단축하고 늦게 근무를 시작하는 실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반구에서 우울증이 가장 심한 국가인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에서도 겨우내 밤과 같이 어두운 상태에서 근무한다. 그러나 근무 시간이 시간 생물학에 더 적합하게 바뀐다면 업무 생산성과 기분이 더 나아질 수도 있다.

결국에는 미국 공교육 현장에서 10대 청소년의 생물학적 주기 시계에 맞추어 등교 시간을 늦추면서 학생들의 수면 시간과 에너지가 증가한 것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영국의 어느 한 학교는 등교 시간을 오전 8시 50분에서 10시로 늦추면서 질병 때문에 결석하는 학생의 비율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향상됐다.

겨울이 직장과 학교에서의 지각률과 결석률이 더 높은 것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생물학 리듬 저널(Journal of Biological Rhythms)에 게재된 어느 한 연구에 따르면, 겨울에 증가한 결석률이 날씨 등 다른 요소보다 일조량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단순히 등교 시간과 출근 시간을 늦추면 지각률과 결석률이 증가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생물학적 주기 시계가 신체의 계절적 주기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자세히 이해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로엔버그 박사는 “고용주가 ‘직원의 출근 시간에 개의치 않는다. 생물학적 주기 시계에 맞추어 충분히 잠을 잔 뒤 출근하면 된다. 직원과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고의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다. 스스로 얼마나 효율적인지 알기 때문에 직장에서 더 나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리고, 병가를 내는 횟수도 줄어들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1월과 2월이 1년 중 생산성이 가장 낮은 시기이다. 그러니 생물학적 주기 시계에 맞추어 사회적 활동 시간을 늦춘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이 있는가?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cience explains why we should all work shorter hours in 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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