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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의 신작 ‘소울’, 사후 세계의 본질을 어떻게 그려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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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의 신작 ‘소울’, 사후 세계의 본질을 어떻게 그려냈나
픽사는 북유럽의 디자인부터 토속 신앙까지 다양한 범위의 영향력을 그려내, 독특한 방식으로 저승의 모습과 태어나기 전 세상의 모습을 창조했다.
By AMIT KATWALA, WIRED UK

고대 이집트인은 사후 세계에 사망한 이의 심장이 사람의 가죽 위에 놓여있고, 진실의 깃털로 사망한 이의 순수성을 평가한다고 믿었다.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신체의 일부가 각각 사자, 하마, 악어의 모습을 한 여신인 ‘죽은 자들의 멸망’ 암무트(Ammit)에게 순식간에 잡아 먹힌다. 

일본의 종교인 신도(Shinto)는 영혼이 지하 세계로 가서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나누는 강을 건넌다고 주장한다. 일부 종교에는 환생을 믿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쌓아온 업적에 따라 새로운 육체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이다.

곧 개봉될 픽사의 애니메이션 신작 ‘소울(Soul)’에서 픽사의 제작자는 수십 가지의 다양한 믿음의 공통점을 찾아, 우리가 죽고 나서 다시 태어나기 전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한 가지 공통점에 부합하도록 만들었다.
 
[사진=Pixar 트위터]
[사진=Pixar 트위터]

2021년 1월, 국내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에 등장하는 (픽사의 첫 번째 흑인 주연 캐릭터이자 제이미 폭스의 목소리가 담긴) 조 가드너는 한때 재즈 가수를 꿈꾸던 뉴욕의 어느 한 고등학교 음악 교사이다. 그러나 조는 한순간에 맨홀에 추락하고 자신이 예기치 못한 사고 때문에 저승에 간 뒤, 태어나기 전의 세상에 가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곳에서는 영혼이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켐프 파워 감독과 함께 소울을 공동 제작한 피트 닥터 감독은 “문화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부분을 골고루 반영하고자 했다. 소울을 본다면 ‘그리스 문화다’, 혹은 ‘이탈리아 문화다’, ‘중국 문화다’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소울에서는 지구에 다가오는 새 생명을 아직 정해지지 않은 대상으로 묘사하기 때문이다. 문화는 각자 학습하고 성장한 터전이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소울 제작자 다나 머레이(Dana Murray)는 제작팀을 돕기 위해 종교 전문가와 성격 분석 전문가, 그리고 무속인까지 초청했다고 말한다.

픽사가 상상한 세계에서 저승은 커다란 입구로 서서히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가 있는 무수히 많은 빛으로 둘러싸인 블랙홀과 같은 모습이다. 단순하면서도 매우 일반적인 모습이면서도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무섭기도 하다. 반면, 태어나기 전의 세상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특이한 구조를 지닌 풀밭으로 뒤덮여 있다. 1930년대부터 1960년대의 세계 박람회 전시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배경이다.

태어나기 전의 세상에는 지구에서의 삶에서 지니게 될 개인의 특성과 재능을 선택할 탄생 전의 영혼과 다른 영혼을 감독하고 설득하는 교사와 같은 상담자, 그리고 생을 마감한 뒤 새로운 세대에서 다른 경험을 하고자 환생 준비를 하는 멘토가 있다.

모든 캐릭터에는 특유의 캐릭터 설정이 필요했다. 애니메이션 감독 담당자 주드 브라운빌(Jude Brownbill)에 따르면, 소울과 멘토 캐릭터 설정 과정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자는 종교 단체와의 대화를 시작하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영혼은 무엇인가?”, “영혼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영혼은 어떻게 생겼을까?” 결국, 항공우주 업계에서 실험 물질로 사용되는 액체와 고체의 중간물질인 에어로젤에 둘러싸여 있으며, 거의 유령과 같은 반투명한 모습으로 영혼 캐릭터를 디자인했다.

그러나 브라운빌의 말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제작자는 소울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말을 하고 의미 있는 감정을 나타낼 수 있는 표정을 지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더 구체적인 정의가 필요했다. 따라서 캐릭터의 팔과 얼굴 윤곽을 골라내, 캐릭터로 실제로 표현해야 할 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을 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맞춤형 소프트웨어가 캐릭터의 손가락과 얼굴을 자동으로 선택한 덕분에 애니메이션 제작자는 보조개의 위치나 손가락의 움직임, 미소를 짓는 입가의 곡선 등 사소한 부분을 수정해 캐릭터를 인간과 더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냈다.

상담자 캐릭터도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모든 캐릭터는 현대 예술 작품처럼 계속 다른 여러 형태로 접거나 접히는 하나의 2차원 선으로 묘사됐다. 소울의 애니메이션 관리 담당자이자 픽사에 오랫동안 근무한 바비 포데스타(Bobby Podesta)는 “누구나 선을 그릴 수 있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캐릭터 생성 방법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인터뷰 도중 1990년대 중반의 와이어드 미국판 사본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바로 그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토이 스토리 첫 번째 시리즈 제작 과정과 관련된 내용이다) 이어, 그는 “그러나 2D든 3D든 어떤 형태로든 보이도록 변하면서 천상의 특성을 보이는 상담자 캐릭터를 그리는 과정은 매우 어렵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제작자는 다시 스웨덴 미니멀리스트의 디자인을 살펴보는 등 연구에 의존하고, 와이어 프레임 모델을 제작하며 올바른 형태를 제작했다.
 

픽사는 지난 몇 년간 자신들만의 독특한 외관과 느낌, 내적인 논리를 지닌 매력적인 세계관을 창조하는 데 훌륭한 모습을 보여왔다. 토이 스토리의 특별한 움직임 없는 시선 고정의 법칙부터 코코에 등장한 기억에 남는 것의 중요성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소울도 예외는 아니다. 소울은 코코, 인사이드 아웃과 비슷한 테마를 지니고 있다. 동시에 조가 자신의 영혼을 육체와 다시 만나려 노력해, 음악 활동을 하는 꿈을 이루려 하는 모습과 함께 확실히 다른 세 가지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각각의 세계, 그리고 작품 자체에 특유의 힘을 주는 각각의 캐릭터를 생성하는 데 적용된 작업의 깊이와의 차이가 있다. 포데스타는 “뉴욕은 바쁘고 인구 밀도가 높으면서 포화 상태이며, 시끄러운 소음이 넘치는 도시이다. 개방적이고 천상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차분하면서도 광범위한 특성을 보인 태어나기 전 세상이 돋보이기 위해 필요한 대조적인 세계의 모습이다. 하나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만들고자 하는 세계와 다른 모든 세계를 알려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w Pixar’s Soul captures the essence of the after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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