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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기업가, 코로나19로 큰 타격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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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기업가, 코로나19로 큰 타격 받다
여성 기업가가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경제에도 심각한 파장이 발생할 것이다.
By Lynsey Barber, WIRED UK

코로나 시대에 사업을 운영하는 동시에 자녀를 양육하는 방법을 다룰 전략이 없다. 2020년 3월, 온라인 건축 기업 레시(Resi) 창립자 겸 CEO인 알렉스 디플레지(Alex Depledge)는 온종일 2살과 5살인 두 자녀의 선생님 역할을 하면서 다음의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 했다. 바로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의 무급 휴가와 인원 감축, 마케팅 지출액 절감 등이다. 그는 “이처럼 매우 어려운 의문점의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으며, 지원 네트워크가 약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디플레지가 겪은 상황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여러 여성이 겪은 상황이다. 그리고, 아직 상황이 정상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모순되는 메시지는 직원의 안전한 사무실 복귀를 위한 디플레지의 신중한 단계적 계획을 더는 시행할 수 없었음을 의미했다. 그는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매번 (정부가) 상반되는 권고를 할 때마다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지속해서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디플레지의 기업 레시는 재정이 탄탄하며, 코로나19 시기에도 거래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디플레지는 올해 사업 수익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남성에게 더 심각한 타격을 주었던 이전의 경기 침체기와 달리 코로나19 때문에 이어진 경제적 위기는 여성에게 지나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주었다. 남성보다 여성이 봉쇄조치 때문에 문을 닫은 업종에 종사할 확률이 1/3배 더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성이 무급 휴가를 가게 된 경우가 더 많고, 실직하거나 퇴직을 한 이들의 비율도 남성보다 47% 더 높다. 게다가 남성보다 여성이 육아와 가사 노동을 더 많이 부담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코로나19 위기가 여성들의 경제적 이익을 30년 정도 후퇴시킬 위협을 제기한다는 경고를 한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여성 기업가도 비슷한 위기를 겪는다. 코로나19 때문에 안 그래도 더딘 테크 업계의 성 평등을 위한 진전이 중단되고, 동시에 기존의 임금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여성은 뷰티나 헬스, 사회 복지, 유통업 등 코로나19 때문에 큰 타격을 입은 업계와 생산성이 비교적 낮은 부문에서 사업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봉쇄조치 시행 기간 동안 문을 닫은 중소기업 중, 여성이 운영하는 기업의 비율이 더 높았다. 여성이 운영하는 사업체는 규모가 더 작고, 재정적 지원도 더 적다. 이 때문에 경제적 타격에 더 취약하다.

코로나19 이전, 여성 기업가가 자금 지원 신청을 할 확률이 낮았다. 그리고, 자금 지원 신청을 하더라도 남성보다 받는 지원 금액이 더 적었다. 영국 벤처캐피털 투자 금액 1파운드(약 1,488원)당 모두 여성으로 이루어진 창업자 팀은 1p 이하를 얻었다. 반면, 남성 창업자로만 이루어진 팀은 89p를, 남성 창업자와 여성 창업자가 함께 있는 팀은 10p를 얻었다. 여성 기업가를 위한 긴급 코로나 자원 지원 데이터는 성별에 따른 자금 지원 격차가 계속 커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영국 정부는 4월, 미래 기금(Future Fund)을 조성했다. 5억 파운드 가치를 지닌 12만 5,000파운드(약 1억 8,598만 원)~500만 파운드(74억 3,910만 원) 수준의 전환 대출금이다.

스타트업에 주어지는 자금 지원 중 절반은 정부가 지원하는 금액이지만, 개인 투자자는 이를 맞추어야 한다. 자금 지원 신청 기업은 지난 5년간 최소 25만 파운드의 주식 투자를 받은 것이 분명하다.

자금 지원을 신청한 기업 700여 곳 중, 82%에 해당하는 절대 다수가 남성, 여성이 모두 포함된 경영진 팀을 두고 있다. 그러나 기업 경영진 전부 여성인 기업은 단 8곳뿐이었다. 경영진 전원이 남성인 기업이 181곳인 것과 비교된다. 여성이 운영하는 기업의 자금 지원 금액은 총 720만 파운드(약 107억 1,231만 원), 남성이 운영하는 기업의 자금 지원 금액은 1억 1,840만 파운드(약 1,761억 5,789만 원)이다.

정부 자금 지원을 받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위민코드(Women Code)에 투자 서명을 하도록 유도했다. 이는 지난해, ‘여성 기업가 정신에 대한 로즈 리뷰’에서 등장한 다양성 노력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벤처 캐피털 30곳과 투자자가 추가로 여성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데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벤처 캐피털은 내부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 벤처 캐피털 업계에서 여성의 비율은 고작 27%이며, 전체 투자 18%만이 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편견은 종종 여성 기업가에 대한 낮은 자금 지원 수준이 그 원인이 된다.

아직 벤처 캐피털 자금 설득을 하지 못한 여성 기업가의 상황이 더 나은 것도 아니다. 자영업 소득 지원 제도를 통한 지원 초기 단계 지원도 여성의 지원을 줄였다. 지원 자격이 되는 남성 79%가 제도에 참여했다. 같은 제도에 참여한 여성의 비율은 71%로, 남성보다 더 낮다. 보조금의 평균 가치는 남성 기업가가 받는 금액이 39% 더 높았다. 남성 기업가의 전체 보조금 평균 가치는 3,200 파운드(약 477만 원)였으며, 여성 기업가의 가치 2,300만 파운드(약 343만 원)보다 높다.

시장 조사 기관 비허스트(Beahurst)의 연구에서 여성이 창업한 기업은 경영진에 남성과 여성 모두 포함됐거나 전원 남성만 포함된 기업보다 긍정적인 상황을 마주할 확률은 절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여성이 창업한 기업은 부정적인 여파를 겪을 확률이 다른 기업보다 1.4배 더 높다.

킹스칼리지런던의 기업가 정신 담당 교수 우트 스테판(Ute Stephan)은 코로나19 이전, 여성이 창업한 기업은 남성이 창업한 기업과 같은 수준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여성 기업가가 이끄는 기업이 지나칠 정도로 크게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그는 “종종 여성 기업가가 경영하는 대기업이 위기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어왔다. 그러나 여성 기업가가 위기에 더 취약한 것도 사실이다. 경영 시작 조건이 조금 더 불리하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똑같이 어려운 때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성 기업가가 더 힘겨운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성 기업가는 이미 남성 기업가보다 더 심각한 일자리와 관련된 불안감과 암울한 상황, 정신 건강 문제 등을 겪었다. 그리고, 코로나19 때문에 문제가 악화될 수도 있다.

블랙걸벤처스(Black Girl Ventures) 창립자 겸 CEO인 셸리 벨(Shelly Bell)은 더 많은 여성이 성차별하는 취업 시장에서 유일한 대안으로 창업에 눈을 돌리고 있어, 여성 기업가가 받는 현재의 지원에는 (성별) 격차를 인지하고 이를 해소할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벨은 “코로나19 때문에 여성 기업가가 이미 겪고 있던 문제가 악화됐다. 여성 기업가는 오랫동안 성별 격차를 다루어 왔고, 문제를 해결하고 코로나19 위기를 다루려 하면서 문제가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현재 여성 기업가가 겪는 문제가 더 지연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벨은 사업체 내애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성을 많이 보았지만, 그중 일부는 코로나19 이후에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 벨은 코로나19 때문에 여성 기업가는 스스로 자신의 사업체와 업계의 변화에 대해 질문을 해야 했으며,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생활 때문에 새로 떠오를 업계도 생각해야 했다고 말한다.

연구원 집단으로 이루어져 여성 기업가와 여성 창업자의 기업을 지원하는 여성 기업 정책 단체(WEPG)는 정부가 여성 기업가가 직면하는 추가적인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무더기 실직과 폐업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WEPG 회원이자 뉴캐슬경영대학 부교수인 니콜라 패터슨(Nicola Patterson)은 “기업 정책이 현재 여성을 인지하고 지원하지 못한다면, 재앙과도 같은 경제적 여파가 이어질 것이다. 가장 강력한 경제는 다양성과 여러 인재를 포함한 채로 구성된 경제이다. 성별 대응 정책 개혁이 현시점에서 영국 경제가 실제로 ‘경제 회복을 위한 재건’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자본가 헬레나 모리시(Helena Morrisey)와 펀드 매니저 니콜라 홀릭(Nicola Horlick)을 비롯한 영국 비즈니스를 이끄는 여러 여성이 정부에 현재 미국 벤처 캐피털 기업 파운더즈 펀드(Founders Fund)의 지원 수준보다 여성 기업가가 운영하는 기업을 더 많이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리시 수낙(Rishi Sunak) 재무부 장관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50여 명의 투자자와 기업가와 함께 여성 기업가들은 “영국이 더 많은 기업 창업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도록 시급히 확인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매년 여성이 운영하는 기업이 영국에 총 1,050억 파운드(156조 447억 원)를 기여한다. 여성이 남성과 같은 비율로 사업을 시작하고, 확대한다면 국가에 기여하는 금액이 2,500억 파운드(371조 5,350억 원)가 추가될 수 있다.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코로나19 때문에 힘겨운 싸움에서 나아가는 여성의 기업 운영은 물론이고 영국 경제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pandemic has hit female entrepreneurs h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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