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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충격 받은 명품 브랜드, 더 심각한 위기 맞이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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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충격 받은 명품 브랜드, 더 심각한 위기 맞이할 전망
코로나19 때문에 명품 브랜드가 어쩔 수 없이 디지털 공간에 진출하고, 온라인 매장과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명품 브랜드의 도약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By JOHN ARLIDGE, WIRED UK

최근 패션 업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얻은 소식은 패션쇼도, 패션 위크도, 디자이너나 컬렉션도 아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대상은 명품 기업들이 오랫동안 상반된 감정을 가진 것이었다. 바로 인터넷이다. 스위스 명품 재벌기업 리치몬트 그룹과 알리바바는 11월, 온라인 명품 유통업체 파페치에 11억 달러(1조 2,028억 5,000만 원)를 투자해, 새로운 온라인 중국 시장이 가장 큰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시장이 되도록 이끌었다.

며칠 후, 펜디, 디올, 로에베 등을 소유한 세계 최대 명품 기업 LVMH는 루이비통 부사장 마이클 데이비드(Michael David)를 온라인 및 오프라인 옴니채널 수석 총괄로 임명했다. 최고디지털관리자 이안 로저스(Ian Rogers)가 암호화폐 스타트업 레저(Ledger) 최고경험관리자로 이동하면서 LVMH의 디지털 관리 임원 구성의 급격한 변화의 일부분이었다. 이 외에 독일 명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마이테레사는 미국 주식 상장 신청을 했으며, YNAP는 모기업 리치몬트의 디지털 유통 총괄이었던 제프로이 르페브르(Geoffroy Lefebvre)를 페데리코 마르체티(Federico Marchetti)의 뒤를 이을 최고경영자로 임명했다.

여러 명품 브랜드가 갑작스레 디지털 활동으로 동시에 이동한 이유가 무엇일까? 코로나19 때문에 패션 업계는 과거에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던 디지털 미래로 재빨리 나아가도록 만들었다. 매장과 공장이 문을 닫고, 패션쇼와 패션위크가 취소되자 모든 주요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두자리수로 급격히 하락하면서 매우 심각한 파장을 겪었다. 한때 중심가와 쇼핑몰을 가득 채운 많은 브랜드와 유통 업체가 파산하고 있다. 여러 기업이 있지만, 일부만 나열하자면 바니스뉴욕과 니만마커스, 로드앤테일러, 존바바토스, 브룩스브라더스,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탑샵, 제이크루, 오아시스, 데번햄스, 트루릴리전 등이 이미 파산했거나 파산 직전의 상태이다.

여러 브랜드가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디지털 판매로 빠르게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성공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위원회 알타감마(Altagamma)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명품 판매 실적이 두 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수익은 23% 하락했다. 구찌, 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등을 소유한 기업 케링의 전자상거래 수익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파페치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보다 4배 이상 뛰어, 186억 달러(20조 3,484억 원)를 기록했다.

파리 데이터 지능 기업 럭셔리앤사이트(Luxurynsight)의 조나단 시보니(Jonathan Siboni) 연구원은 전 세계 온라인 패션 판매 실적의 비율이 올해 3월부터 두 배 증가한 22%라고 추산했다. 명품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 실적 상승세는 이제 시작이다. 2025년까지 명품 구매 비율 절반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갈수록 알리바바나 명품 브랜드 자체 웹사이트를 찾고 있다. 이전처럼 해외 여행을 해, 명품을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2년이면 중국 소비자의 명품 구매율은 2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패션계는 소비자를 따르거나 파산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디지털 세계에 더 빨리, 그리고 더 깊이 진출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데이비드 수석 총괄은 LVMH 브랜드를 모두 단일 글로벌 테크 플랫폼에 통합하는 속도를 높여 자사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더욱 쉬운 방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여러 브랜드가 새로운 온라인 부문으로 진출할 것이다. 루이비통은 게임 개발 기업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와 협력을 체결하고,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의 온라인 멀티플레이어에게서 영감을 받은 기본 컬렉션을 제작했다. 갈수록 자신만의 독특한 가상 자아를 가꾸려 하는 젊은 게임 플레이어의 바람을 최대한 이용한 전략이다.

서양 브랜드는 계속 중국을 겨냥할 것이다. 단순히 리치몬트와 파페치가 알리바바와 함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넘어 중국 유통업체에게서 배우고자 한다. 온라인 유통 분야는 서양 브랜드보다 중국이 더 앞서 있다. 지난 20년간의 급격한 경제적, 기술적 개혁과 함께 나이에 상관없이 중국 소비자 대부분이 온라인 쇼핑을 우선시하는 성향을 키웠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장으로의 진출과 함께 온라인 시장에서 이미 활동을 하던 브랜드와 신규 진출한 브랜드 모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냈다. 경영 컨설팅 기업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설명에 따르면, YNAP와 같은 기존의 멀티 브랜드 유통업체는 온라인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역할을 하면서 영감을 주고, 새로운 발견을 위한 여정을 제공한다. 개인 쇼핑 앱 더예스(The Yes)와 전자상거래 사이트 센스(Ssense), 디자이너 사이트 루이자비아로마(Luisaviaroma), 명품 스트리트웨어 플랫폼 엔드클로딩(End Clothing)은 더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BCG는 더욱 혁신적인 앱이 통합 목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생산과 판매, 그리고 결과적으로 가격까지 확고하게 통제하고 있어, 경제 규모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부유한 대기업이 승승장구할 것이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Luca Solca)는 민간 소유 중견 브랜드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토즈와 페라가모가 루이비통과 경쟁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소비자의 제품 구매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솔카는 온라인 유통으로의 전환은 바는 위기에서 살아 남았던 소도시와 외딴 지역의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 여러 소도시의 매장 수가 감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쇼핑몰 운영 업체와 건물 임대인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솔카는 “파산하는 백화점도 증가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백화점이 겪는 문제의 일부는 온라인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 도매업체에 브랜드가 노출되는 것을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도매 유통업체들은 상품 가격을 언제든지 할인할 수 있어,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제품을 정가에 판매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보니 연구원은 유명 부티크는 살아남고, 승승장구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유명 부티크는 파산하는 일이 절대로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명품은 쉽게 구하거나 혹은 온라인에서 더욱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원재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명품은 욕망과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매장은 항상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관계를 개발하는 중추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컨설팅 업체 베인(Bain)은 최근 실시한 연구를 통해 션 구매자 50% 이상은 판매 컨설턴트와의 개인적인 대면 관계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YNAP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페데리코 마르체티에게는 베인의 조언이 필요 없다. 그는 자신이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밀라노는 11월 말, 봉쇄조치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닫지 않아 사이버먼데이 당일 매장 앞의 고객 대기줄이 길었다. 고객들은 YNAP가 선도한 온라인 쇼핑만큼 이전과 같은 오프라인 쇼핑도 매우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브랜드의 자체 온라인 유통 판매가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일례로 랄프로렌과 디올은 다른 여러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과 영상을 활용해 휴대폰으로 고객에게 매장 투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 이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LVMH의 로저스는 펜디가 온라인 고객 서비스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펜디 CEO인 세르지 브륀슈위그(Serge Brunschwig)가 최근 ‘사각형 화면에 띄울 더 많은 광고는 필요하지 않다. 더 많은 고객과 원격으로 고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더 나은 툴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브륀슈위그의 말에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로저스는 새로운 온라인 매장과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 문화의 성지”가 되어야 하며, 고객이 과거처럼 브랜드 라벨을 보고 몸을 숙이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매장은 고객의 참여와 발견, 소통 및 구매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돼야 한다. 명품 브랜드는 이벤트와 컬렉션 생방송을 위한 방송 스튜디오를 두고 더 많은 고객을 매장으로 모아야 한다. 팝업 매장과 전시 공간이 있어야 한다.

로저스는 “이처럼 브랜드에 중요한 새로운 공간은 더 많은 고객이 매장을 드나들고, 고객이 선호하는 채널이 무엇이든 고객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절대적인 최고의 툴을 갖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로저스와 시보니 연구원, 마르세티 모두 외적인 아름다움을 떠나 아마존이 패션계의 디지털 미래의 일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아마존은 보그의 전 크리에이티브 총괄 샐리 싱어(Sally Singer)를 패션 디렉터 책임자로 맞이하고, 명품 판매 시작점을 잘못 맞이하면서 명품 판매를 방해하는 역할만 가중시켰다. 아마존은 중소규모 브랜드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시보니는 이 부분이 아마존의 한계라고 말한다. 그는 “아마존은 브랜드의 개성을 없앤다. 아마존에는 개성도, 감성도 없다. 제품 생산량을 떠나 아마존에는 영혼을 판매하게 된다”라고 언급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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