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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시계 디자인 완전히 변화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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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시계 디자인 완전히 변화시키다
미세한 심미적 복합성이 화면에 담기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시계의 변화는 SNS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치려는 예상하지 못한 시계의 변화가 디자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모두 순간적인 대성공을 얻기 위한 것이다.
By TIM BARBER, WIRED UK

1932년에 처음 출시된 파텍필립 칼라트라바는 고전적인 소박함을 자랑하는 둥근 금색 손목시계이다. 칼라트라바는 가장 고전적으로 순수한 디자인 측면에서 스위스 시계 제조의 대표적인 형태를 유지하는 경향을 지녔다. 그러나 올해 6월 공개된 칼라트라바 제품은 놀라운 변화를 선보였다. 기존의 격식을 갖춘 듯한 메탈 대신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와 스포티한 천 스트랩을 적용했다. 또, 푸른색 시계 다이얼은 동심원과 대조적인 장식 패턴, 평행하는 두 줄의 원과 두꺼운 시곗바늘, 중앙에서부터 멀리 떨어진 크고 빛을 발광하는 숫자와 같은 과감한 시각적 요소를 갑작스럽게 드러냈다.

파텍필립의 제네바 신설 공장 오픈 기념을 위해 한정판으로 제작된 제품이다. 그리고, 코로나19 때문에 공장 가동이 지연돼, 2020년에 출시된 유일한 신제품이었다. 격식이 있는 디자인과 캐주얼한 디자인, 스포티함과 고전미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신제품의 색상은 시계 제조의 고전적인 시대 정신 트렌드를 정확히 겨냥했다. 우연인지 의도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칼라트라바 한정판은 인스타그램 세대를 위한 파텍필립 제품이다.

지난 5년간 인스타그램은 시계 업계의 전 세계 대화를 장악하는 수단이 됐다. 제네바와 뉴욕에 본거지를 둔 커뮤니케이션 기관 디지털 럭셔리 그룹의 CEO 데이비드 사디(David Sadigh)는 “인스타그램은 가장 영향력이 있는 마케팅 플랫폼이다. 시계 전문가와 수집가, 패션 애호가에게, 그리고 결과적으로 시계 브랜드에게도 인스타그램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생태계가 특별 수집가 집단과 분석가, 스타트업, 딜러, 시계 애호가 그리고, 불가피하게 영향력을 지닌 공격적 성향의 게시물을 올리는 사용자까지 포함한 와중에 여러 브랜드가 현재 팔로워 수백만 명과 함께 인스타그램에서 소통한다. 오메가가 2017년에 출시한 ‘#스피디튜스데이’ 한정판은 화요일마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제품 사진을 게재하는 컬렉터가 사용하는 해시태그에 영감을 받은 제품이다. 그리고, ‘#스피디튜스데이’ 한정판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되자마자(물론, 화요일에 공개됐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완판돼, 오메가에 전환점을 가져다주었다.

2019년 1월에 출시된 오데마피게의 코드 11.59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다른 전환점을 맞이했다. 단 하나의 상징적인 디자인 로얄오크에 묶인 브랜드에 새로운 방향을 추가하고자 오랜 시간 계획한 제품인 코드 11.59는 인스타그램을 중점적으로 빗발치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두 가지 방향으로 곡선을 이루는 글래스와 다양한 스타일의 마감을 선보이는 고도로 구조화된 케이스라는 심미적 복합성을 단순히 인스타그램 화면에 표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인스타그램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팔로워 12만 2,000명을 보유한 시계 수집가 겸 인플루언서이자 인스타그램 시계 이미지 관련 저서 두 권을 출판한 크리스타안 하겐(Kristian Haagen)은 “복잡한 요소나 시계 제작법 등을 사진으로 담아내기 어렵다. 특히 휴대폰으로 이를 담아내는 것은 어렵다. 휴대폰 사진은 한순간만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시계 제조 업계가 지난 2년간 다양한 색상과 함께 스타일과 관련해 한때 매우 엄격했던 규칙을 상당히 완화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얼마 전, 파란색 시계 다이얼의 외관은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파텍필립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제 질감과 그라데이션을 최대화한 리치 그린 색상과 진홍색, 브라운, 퍼플 색상의 시계 다이얼이 갈수록 일반적인 디자인이 되고 있다.

오리스가 가장 최근 선보인 다이버스 식스티파이브 디자인 변화는 아마도 인스타그램용으로 가장 적합한 시계라 할 수 있다. 레트로 영향을 받아, 다양한 색상 조합을 나타낸 제품이기 때문이다. 오리스는 일본 고급 청바지 제조사 모모타로와 손을 잡고, 미세하게 색상이 변한 듯한 초록색 다이얼과 고풍스러운 베이지 색상의 시곗바늘, 검은색이 추가된 브론즈 색상의 베젤, 그리고 모모타로의 인디고 데님 스트랩이 적용된 제품을 출시했다. 전반적으로 향수와 젊은 세대 중심의 현대 도시 생활, 무거운 톤과 질감, 분위기 모두 전체적으로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올해 1월 출시된 태그호이어의 오타비아 칼리버5 컬렉션은 파란색과 회색, 초록색, 브라운 색상으로 다이얼에 과감한 변화를 주었다. 단순한 색상 변화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시계 브랜드가 여러 색상의 컬렉션 전체를 공개해 고객에게 최대한의 융통성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버전의 새로운 모델을 여러 마케팅 채널에 추가했다.

태그호이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구이 보브(Guy Bove)는 “오늘날 시계를 사는 이들은 ‘누구나 시계가 필요하다’라는 이유보다 더 깊은 이유로 시계를 구매한다. 이 부분에 시계 색상과 질감이 특히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SNS 피드에서 영향력 교환이 복잡한 것을 알고 있는 그는 “많은 사용자가 특정한 방법으로 점점 색이 바래고 변하는 고풍스러운 시계 이미지를 올리는 사용자가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이 때문에 갑자기 시계에 등장한 브라운, 초록색, 황동 색상과 같은 새로운 색상이 도입됐다”라고 말했다.

스위스의 어느 한 시계 브랜드 CEO가 와이어드에 말한 바와 같이 한때 독점적이고 엄격한 시계 업계에서의 시각적 요소 확산이 모든 규모의 브랜드 사이에서 심미적 경쟁을 견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모든 것이 똑같아 보이는 미온적인 시각적 요소에서 벗어날 방법이다. 현재에 뿌리를 둔 재미와 감정, 기쁨을 도입하고자 한다면 시각적 요소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에서 제한적으로 걸러낸 완벽함과 스며든 열망을 선별한 것과 같이 인스타그램이라는 작은 광장은 전체 이야기 중 일부만 보여준다. 사디가 지적한 바와 같이 대다수 브랜드의 고객 집단 일부만 인스타그램에 있을 수도 있다. 또, 특정 제품만이 큰 관심을 끄는 한정판에 순간적인 달콤한 성공을 전달한다.

그런데도 다른 유형의 고객에 적합한 순수한 디자인을 향한 강조의 전환과 (파텍필립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그저 다음 세대를 위한 제품에만 신경을 쓰는 브랜드의 각기 다른 열망이 뚜렷하다. 사디는 “많은 시계 브랜드의 고객 기반 층은 이제 너무 나이가 많다. 앞으로 시계 브랜드는 젊은 감각을 살리고 젊은 고객층에게 도달할 것이다. 또, 기존 고객층에게서 벗어난다면 패션과 비주얼 문화로 향하게 된다. 시계에 이러한 요소가 모두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nstagram has totally changed how watches are desig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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