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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 사용 사례가 증가한 헬스케어 AI, 실제 활용 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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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 사용 사례가 증가한 헬스케어 AI, 실제 활용 가치는?
딥마인드가 선보인 과학적으로 획기적인 변화는 이제 시작 단계이다. 코로나19 덕분에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이 헬스케어에 활용되고 있다.
By DAVID COX, WIRED UK

2020년 1월 말, 구글의 런던 인공지능 연구소 딥마인드 과학자들이 모여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 퇴치에 도움이 될 방법을 논의했다. 당시 코로나19 확산 지역은 주로 중국 우한으로 제한적이었지만, 계속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자 런던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세계 각지 머신러닝 전문가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서 싸우기 위해 인공지능의 힘을 준비하고 활용할 준비를 했다.

딥마인드 공동 창립자 겸 CEO인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는 “딥마인드가 가장 먼저 보인 반응은 도움을 줄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었다. 우선, 다른 컴퓨터 기법보다 단백질 구조를 유례없이 매우 정확하게 예측하는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시스템 알파폴드(AlphaFold)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3월 초, 딥마인드는 알파폴드가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다양한 단백질 구조에 대해 생성한 예측 정보를 공개했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의 기능 활성화 속도를 이해하는 과정 추진 속도를 높였다. 하사비스는 “코로나19와 같은 질병 치료 개발을 위해 단백질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백질 구조를 실험에서 확인한 뒤, 알파폴드가 제시한 예측과 정확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알파폴드와 같은 인공지능 툴이 미래의 전염병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을 부분적으로 보여주었다”라고 전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11월 30일(현지 시각), 딥마인드는 알파폴드가 대대적인 도약을 이루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파폴드가 ‘단백질 접힘 문제’라는 50년간 답을 찾지 못했던 과학계의 수수께끼를 풀고, 아미노산 서열에서 단백질의 3D 구조의 모형을 보여주었다. 이는 암과 치매는 물론이고,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까지 거의 모든 질병의 치료법과 의약품 발견법을 더욱더 빠르게 개발할 길을 열어줄 것이다.

코로나19 시기에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 예측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긴급한 상황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에 불과했다. 알파폴드는 8개월에 걸쳐 헬스케어 분야에서 유례없는 역할을 해냈다. 환자 수는 압도적으로 많고 의료진이 부족한 의료 시설에서 기술로 상황을 개선하도록 했다.

인공지능은 환풍기가 가장 필요한 병원 시설과 시점을 예측해 환풍기 공급을 최대화하는 알고리즘부터 환자의 증상 정보를 수집하는 인공지능 분류 툴, 그리고 의료 진단 이력과 응급실에서 우선순위로 치료받아야 할 환자에 대한 권고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과거에는 기계가 이처럼 환자의 생명에 영향을 준 적이 없었다.

미국, 이스라엘, 인도 헬스케어 연구소에 인공지능 분류 툴을 공급하며, 최근에는 메이오클리닉과 같은 시설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이스라엘 헬스테크 기업 다이어그노스틱스 로보틱스(Diagnostics Robotics)의 CEO 요나탄 아미르(Yonatan Amir)는 “코로나19가 디지털 헬스케어 채택 속도를 크게 높여왔다. 10여 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각종 주요 기술 채택이 불과 몇 개월 만에 이루어졌다”라고 말했다.

다이어그노스틱스 로보틱스의 툴은 3월과 4월, 5주에 걸쳐 환자 250만 명의 증상을 분류했다. 아미르의 설명에 따르면 헬스케어 업계에서의 다이어그노스틱스 로보틱스의 인공지능 툴에 대한 전체 수요가 코로나19 발병 이전보다 7.5배 증가했다. 인공지능 분류 툴 덕분에 환자 진료에 난항을 겪던 병원의 효과와 효율성이 향상됐다. 일례로 영국의 로얄 볼턴 병원(Royal Bolton Hospital)이 뭄바이 테크 기업 큐레.ai(Qure.ai)의 인공지능 분류 툴을 이용한 덕분에 흉부 X선 진단 결과 대기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

볼턴 NHS 파운데이션 트러스트(Bolton NHS Foundation Trust)의 컨설턴트 방사선 전문의 샤이스타 메라즈(Shaista Meraj)는 “인공지능 분류 툴이 임상의가 방사선 전문의의 공식 보고를 받기 전, 신속하게 보고 내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임상의가 24시간 내내 흉부 X선 보고에 접근할 수 있어, 빠른 관리 계획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분류 툴과 같은 기술을 배포할 때 신중함이 필요하다. AI 시스템은 막대한 업무량을 처리하고, 집중력을 잃거나 피곤하다는 이유로 중요한 상세 정보를 절대 놓치는 일이 없다. 그러나 예측 과정에서 실수를 할 수 있다. 환자와 상호작용을 하거나 환자의 증상 전체를 평가할 때 특정 상세 정보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미르는 “의사가 일상적인 진료 과정에서 환자를 직접 볼 때,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아닌지 말할 수 있다. 반면, 인공지능은 아직 인간의 말에서 중요하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알지 못한다. 지금까지 알아낸 부분 중 하나는 인공지능 예측의 정확도가 종종 환자의 질문이 틀에 박힌 방식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질문을 다시 구성하는 능력은 현재 인공지능 시스템이 지니지 못한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향후 몇 년 이내에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그는 “예를 들어, 환자가 갑자기 두통을 앓게 된 것인지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심각해진 것인지 질문을 할 때, 환자 대부분이 어떻게 답변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머리에 벼락이 치는 것처럼 매우 갑작스럽게 두통을 느끼기 시작했는가?’라고 질문을 바꾸자, 그에 대한 답변도 완전히 바뀌었다. 인공지능이 더 많은 언어를 학습하고,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면서 더욱더 똑똑해지고, 정확하게 분류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알고리즘의 예측 신뢰도도 코로나19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기존 의약품의 목적을 다르게 변경하는 부분에서 발전을 거두었다. 2020년 1월, 런던 테크 스타트업 베네볼렌트 AI(Benevolent AI) 소속 과학자들이 머신러닝을 활용해 학술 문헌에서 추출한 관계로 구성된 의학 정보의 대규모 데이터베이스인 ‘지식 그래프’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임상시험에서 가속화될 수 있는 기존 의약품을 식별하기 위한 시도이다.

2월 4일, 베네볼렌트 AI는 의학 학술지 란셋에 분석 결과를 게재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용으로 승인받은 작은 분자인 바리스타닙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9개월 뒤, 미국 식품의약처(FDA)는 바리스타닙을 병동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 승인했다. 임상 3상에서 바리스타닙을 사용했을 때,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확률이 많이 감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베네볼렌트 AI 소속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올리 외슬(Olly Oechsle)은 빠른 승인이 매우 중요한 변환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유례없는 속도로 진전을 거두면서 바리스타닙이 9개월 만에 컴퓨터 실험에서 연구실 워크샵 실험으로, 그리고 병실로 이동했다”라고 말했다.

바리스타닙이 인공지능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았지만, 특별한 사례이기도 하다. 상하이 의과보건과학대학교 임상의 겸 연구원 에블린 비쇼프(Evelyne Bischof) 박사는 코로나19 치료 목적에 맞게 변경할 수 있는 의약품을 추천하기 위한 머신러닝 알고리즘 연구가 최소 81회 진행됐지만, 알고리즘이 임상용으로 승인된 사례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과학적 측면에서 볼 때, 인공지능은 특히 의약품 개발과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의약품 사용 용도를 변경하는 데 성공적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임상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하면서도 적용 가능한 사례가 드물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인공지능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 없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홍보된 우미페노비르(umifenovir)와 렘데시비르(remdesevir) 등 항바이러스성 물질에 대한 실망적인 결과는 임상의의 의약품 용도 변경에 대한 열의를 어느 정도 약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알고리즘에는 예측 검증을 위한 무작위 제어 시험이라는 장기간의 과정이 필요하다. 제안된 약물이 더 많은 환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최소 몇 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단백질용의 완전히 새로운 의약품을 설계하려 하는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장벽에 부딪혔다. 딥마인드의 알파폴드 플랫폼이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를 올바르게 예측하지만, 여전히 개발 단계에 있다. 따라서 알파폴드 예측은 과학자가 실제로 예측에 반응할 수 있다고 느끼기 전까지 연구실에서 몇 개월간 실험 검증을 거쳐야 한다.

동시에 코로나19의 실제 규모 때문에 다른 인공지능 솔루션이 주류가 되었다. 단순히 필요 때문이었다. 향후 2개월간 코로나19 백신 수십억 개가 전 세계에서 접종될 예정이다. 그 전에 위험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임상시험이 서둘러 진행될 것이다. 의료 규제 당국에서는 백신 안전 문제와 관련된 보고 추적이 가능할 것을 우려한다.

영국 의약품 건강관리 제품 규제청(MHRA)은 백신 접종 1억 건당 부작용 의심 사례가 5만 건~10만 건 발견되리라 예측한다. MHRA는 뉴욕 인공지능 기업 젠팩트(Genpact)와 계약을 맺었다. 자연어 처리 과정으로 MHRA 웹사이트에서 의사가 제출한 부작용 사례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설계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규모 데이터세트에 사용되는 인공지능이 코로나19가 다른 집단보다 특정 집단에 유독 큰 영향을 미친 이유와 관련된 검토 단서를 확인하는 역할을 하며,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범위에서 데이터의 형태를 감지할 것이다. 미국 벌링턴의 생명공학 기업 랩코프(LabCorp)도 이와 비슷한 기술을 이용해, 의사가 수기로 작성한 코로나19 환자 기록 수천 건으로 구성된 익명의 환자 데이터 등록을 분석한다. 코로나19가 사회경제학적으로 취약한 집단에 유독 큰 영향을 미쳤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는 트렌드를 찾는 것이 목적이다.

향후 몇 개월 뒤 이러한 노력이 성공한다면, 인공지능 툴은 신뢰도 상승과 함께 불가피하게 갈수록 의료 복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전염병이 발병할 때, 지금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딥마인드의 하사비스는 “기술이 급격하게 변할 수 있는 것만큼 인공지능도 궁극적으로 함께 변할 것이다. 코로나19는 인공지능의 현재 역량보다 약간 더 빠른 속도로 발병했다. 만약 불행하게도 미래에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상황을 또다시 겪게 된다면, 인공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oronavirus triggered a healthcare AI boom. Was it worth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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