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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 똑같은 스마트폰에 지겨움 느낀 소비자를 대상으로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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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 똑같은 스마트폰에 지겨움 느낀 소비자를 대상으로 성공한다
실제 세계에서 누구도 디자인이 급격히 변한 스마트폰을 원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고, 혁신적이지 않은 검은색의 커다랗고 두꺼운 제품을 원한다.
By CARLY PAGE, WIRED UK

소비자들은 똑같이 생긴 검은색 스마트폰이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출시되는 것에 한탄한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혁신할 것을 촉구한다. 제조사들이 마침내 급격한 변화를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삼성의 갤럭시 폴드를 예시로 이야기해보자. 한때 공상 과학 영화와 미래형 개념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유형의 제품이다. 갤럭시 폴드는 2019년, 화면 두 개가 힌지로 연결돼,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 최초의 폴더블폰 중 하나로 출시됐다. 또한, 갤럭시 폴드는 출시와 함께 혁신을 간절히 원하는 소비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열린 CES 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 사장 겸 CEO는 갤럭시 폴드 판매량이 40만~50만 대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목표 판매량 100만 대보다 훨씬 저조한 실적이었다.

아직은 삼성의 두 번째 폴더블 제품 갤럭시Z 폴드 2의 목표 달성 성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삼성이 80만 대만 생산했다는 보도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또다시 판매량 100만 대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갤럭시 S20이 1,000만 대에 가까운 판매 실적을 기록한 것과 예상 판매량의 차이가 너무 크다.

과거, 여러 차례 이루어진 새로운 종류의 스마트폰을 생산하겠다는 시도는 지금까지 크게 성공하지 않았다. 2013년에 출시된 노키아 루미아1020을 아는가? 노키아가 당시 협력 관계에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기존의 스마트폰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생산한 제품이다. 우습게도 41MP라는 대형 카메라 센서가 탑재됐으며, 매우 이상할 정도로 밝고 선명한 노란색 섀시 때문에 똑같이 생긴 제품이 쏟아져 나온 스마트폰 시장에서 눈에 띄었다. 그러나 판매 실적은 기껏해야 보통 수준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2013년에 출시된 삼성 갤럭시 라운드는 스마트폰 제품 중 최초로 커브드 스크린(제대로 휘어졌다)을 탑재했다. 혁신적이다! 보고 내용에 따르면, 갤럭시 라운드는 출시 첫 달 판매량이 1만 대 미만이었다. 이후, 갤럭시 라운드의 제품 카테고리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비판을 받고 결국 실패했다.

노키아 루미아 1020이나 갤럭시 라운드가 실패했지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지속해서 결과적으로 ‘급격한’ 디자인 재구성에 대한 소비자의 갈망을 해소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자 했다. 화웨이와 모토로라,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까지 형편없이 제작된 폴더블 스마트폰 열풍에 가세했다. LG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어쩌면 너무 멀리 나갔다고 볼 수 있다) LG 윙을 제작했다. 마블의 아이언맨에서 최초로 상상한 것과 같은 형태의 LG 윙은 두 번째 스크린이 메인 디스플레이와 90도로 배열된다. (LG가 이러한 개념을 생각한 이유는 알 수 없다.)
 
[사진=Apple Newsroom]
[사진=Apple Newsroom]

비관적인 태도를 지니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앞서 언급된 기기 중 성공하고 있는 제품은 없다. 대중의 이목을 끄는 것을 위해 적은 수량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확실히 모토로라의 레이저 리부트는 불과 몇 분 만에 완판됐다. (모토로라는 여전히 얼마나 판매됐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아무도 디자인이 급격히 변한 스마트폰을 원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고, 혁신적이지 않은 검은색의 커다랗고 두꺼운 제품을 원한다. 그와 동시에 이전보다 약간 더 빠른 속도와 얇아진 제품을 원한다.

무선 통신 기술 업계 개인 애널리스트인 제프 카간(Jeff Kagan)은 “일부 사용자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혁신을 원한다. 그러나 대부분 매년 스마트폰 사용법을 처음부터 새로 익히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미 익숙한 방식으로 기기를 작동하기를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급격한 혁신으로 기업이 언론에서 계속 주목을 받을 것이다. 또한, 혁신적인 제품을 원하는 얼리어답터를 위한 시장이 있지만, 절대다수는 더욱 원활하게 운영되고 매년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는 익숙한 제품을 원한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10월 13일에 공식적으로 공개되기 전부터 아이폰12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위험을 감수하며 언론 보도 내용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인정한 애플은 제품 기본부터 재발명하거나 급격한 디자인 변화를 추진하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12 라인업이 베젤을 급격하게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적용해도 많은 사랑을 받은 아이폰4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 있었다. 애널리스트 궈밍치(Ming Chi-Kuo)는 애플이 2010년 제품과 같은 플랫 에지 디자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앞서 최근 아이패드 프로에서도 이와 같은 변화를 선보였다. 또한, 약간 더 작아진 노치 디자인과 함께 네이비 블루 색상이 추가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쁘게도 살짝 추가된 디자인 변화 외에 아이폰12 라인업에서 변화한 부분이 있다. 애플이 ‘초고속으로 만나요(Hi, Speed)’라는 이름으로 개최한 이벤트는 모든 것을 제쳐두고 아이폰12 라인업이 속도에 중점을 둔다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최초의 5G 아이폰이면서 동시에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빠른 아이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 아이폰12는 아이패드 에어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A13 바이오닉 칩보다 트랜지스터가 40% 더 많은 5nm 시스템온칩(SoC)인 A14 바이오닉 칩이 적용됐다. 다시 말해, 아이폰12는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 중 가장 빠른 제품이다.

바로 이 부분이 중요하다. 특히 테크 업계의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무언가 다른 것을 선보여, 서로 거의 똑같은 기기가 무수히 넘쳐나는 상황을 끝내기를 원했다. 따라서 애플이 이번에 소비자가 실제로 생각하던 의미 있는 혁신을 선보였다. 대다수 소비자에게는 왓츠앱 메시지를 조금 더 빨리 전송하거나 더욱 편리하게 기기 잠금 해제가 가능한 형태의 혁신을 선보인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제품 디자인 단체 UE그룹(UEGroup)의 디자인 총괄인 애슐리 니코데무스(Ashley Nicodemus)는 “인간의 특성상 소비자는 대체로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제품 구매 결정에 있어서 비싼 제품일수록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혁신적인 디자인에는 위험 감수를 반대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실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결되지 않은 필요한 문제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이 없다면, 혁신적인 디자인은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그러나 혁신적인 디자인이 시장의 특성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폴더블폰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그리고 종종 문제를 일으킨다) 또, 구부러지는 화면이나 팝업 카메라, 손짓 움직임, 페이스북 버튼 등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요타폰2(Yotaphone 2)와 같은 전자 잉크 보조 디스플레이어를 원한다. 그러나 이는 실제 스마트폰의 문제를 해결하지만, 주요 제조사에서 절대로 연구한 적이 없다. 따라서 적어도 현재는 지겹지만 검은색의 두꺼운 제품이 계속 등장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e’re all boring. That’s why the iPhone 12 will be hu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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