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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이렉트, TV의 미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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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이렉트, TV의 미래 될까
이번 달, 프랑스 전역에 출시된 넷플릭스의 기존 선형 TV 채널과 같은 서비스를 리뷰했다. 영국이나 다른 국가에는 곧 출시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By CATHERINE BENNETT, WIRED UK

2015년, 베를린에서 열린 회의에서 넷플릭스의 공동 창립자 겸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기존의 선형 TV 프로그램 편성을 교통수단으로 말을 이용하는 행위에 비유했다. 물론,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를 시장에서 혁명을 이끄는 화려한 자율 주행차에 비교했다.

헤이스팅스는 네트워크가 시간대와 방송할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선형 TV는 매년 앞으로 다가올 20년을 위해 감소할 것이며, 동시에 사용자의 수요에 따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맞춤형 TV의 인기는 증가하리라 예측했다. 그는 지속해서 인터넷 TV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나열했다. “언제든지 시청자가 원할 때마다 TV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어떤 화면에서든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사용자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달, 넷플릭스는 기존의 TV 채널 넷플릭스 다이렉트를 출시했다. 모든 면에서 넷플릭스와 완전히 반대이다. 넷플릭스 다이렉트는 11월 6일에 출시됐으며, 현재 프랑스에서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넷플릭스 다이렉트는 고정된 편성 일정에 따라 넷플릭스 영화와 시리즈를 24시간 내내 방송한다. 또, 컴퓨터로만 시청할 수 있다. 아직은 태블릿이나 모바일로 접속할 수 없다. 프랑스 넷플릭스 이용자 모두가 넷플릭스 다이렉트에 접속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에서 지역마다 단계별로 서서히 출시 중이며, 12월 6일이면 프랑스 전 지역에서 넷플릭스 다이렉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시청자가 시청할 프로그램을 고르지 못하는 순간을 위한 대책을 제시하는 서비스가 바로 넷플릭스 다이렉트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시청자가 무언가를 선택할 기분이 아닐 수도 있고 넷플릭스 서비스를 새로 이용해 익숙해지려 할 수도 있다. 혹은 새롭고 다른 것에 놀라기를 원할 수 있다. 시청자가 직접 시청할 프로그램을 고르는 대신 프로그램을 바로 시청하기 시작하고 싶어 할 수 있다”라고 게재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이처럼 급격하게 역행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파리 제3 대학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연구 총괄인 마리 프랑스 샴바트 휴일런(Marie-France Chambat-Houillon)은 “넷플릭스는 항상 시청자의 참여에 주로 기반을 둔 시청 스타일을 제공해왔다”라고 말했다. 다이렉트는 넷플릭스가 ‘수동적 경험’이라고 일컫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용자가 직접 시청할 프로그램을 결정할 필요성을 덜어준다. 

샴바트 휴일런 총괄의 발언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향하고자 하는 논리적인 다음 단계이다. 우선 넷플릭스 스트리밍은 카탈로그에 따라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에서 자체 콘텐츠를 제작한다. 샴바트 휴일런 총괄은 “이제 다음과 같은 세 번째 단계로 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넷플릭스가 TV 프로그램 제작자 역할을 한다. 더는 단순히 콘텐츠 접근 원한만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언제, 그리고 어떻게 시청자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넷플릭스 다이렉트는 전체적으로 맞춤형 서비스의 전형적인 특성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넷플릭스 다이렉트는 종종 같은 시리즈의 에피소드를 최대 5편 연속 방송하며, 여러 에피소드를 연속 시청하는 것이 여전히 채널의 기본 특성을 이루고 있다. ‘월렌더(Wallander)’를 5편 연속으로 시청하고 ‘파라노말(Paranormal)’을 5편 연속 시청한 뒤 ‘라그나로크(Ragnarok)’를 5편 연속 시청한다고 생각해보아라.

넷플릭스 다이렉트는 넷플릭스가 최초로 사용자들에게 시청할 프로그램을 직접 편성하고, 다이랙트를 현재 방송 중인 콘텐츠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플랫폼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도록 한다. 새로운 시리즈가 목표 수준의 시청자 수를 기록하지 못한다면, 넷플릭스는 다이렉트에서 여러 에피소드를 연속 편성해, 해당 프로그램이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했는지 아니면 적어도 시청자의 관심이 쏠렸는지 알 수 있다.

샴바트 휴일런 총괄은 넷플릭스 다이렉트를 향후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 에피소드들을 고정 시간대 편성 이벤트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는 영국 전역 시청자들이 동시에 ‘스트릭틀리 컴 댄싱(Strictly Come Dancing)’이나 ‘더 그레이트 브리티시 베이크 오프(The Great British Bake Off)’ 등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었던 것과 같은 이벤트이다.

프랑스 잡지 텔레비지옹(Télévision) 총괄 겸 정보 과학 교수인 프랑수아 조스트(François Jost)는 “최근 여러 플랫폼이 (프로그램 시청을 위해) 특정 시간대에 다 같이 모인다는 생각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단서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프랑스에서 많은 이들이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는 가장 최근 방송된 시리즈 ‘더 크라운(The Crown)’의 편성 시간대도 공개했다. 인터넷은 시청자를 분산시키지만, TV는 시청자를 모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넷플릭스 다이렉트가 즉시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영국인이 TV를 시청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독특한 특성 때문에 프랑스가 넷플릭스 다이렉트의 완벽한 실험 장소가 됐다. 프랑스는 지금까지 기존의 TV 프로그램 편성의 인기가 매우 높다. 프랑스 가정 94%가 TV를 소유하고 있다. 2019년 기준 프랑스인의 일일 평균 TV 시청 시간은 3시간 30분이었다. (올해 봄,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시행됐을 때에는 일일 평균 TV 시청 시간이 4시간 40분으로 증가했다)

샴바트 휴일런 총괄은 “프랑스에서 선형 TV는 (맞춤형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한) 저항을 형성했다”라고 언급했다. 프랑스의 연속적인 봉쇄 조치가 실제로 TV의 시장 장악력을 확고히 했으며, TV 채널의 시청자 수는 지난해보다 35% 증가했다.

프랑스 내 넷플릭스 다이렉트 시범 운영이 시사하는 바는 TF1, M6, 프랑스2(France 2) 등 프랑스의 기존 공영 및 민간 채널에게서 시청자 수를 확보하려는 넷플릭스의 노력이다. 또, 프랑스의 2차 봉쇄 조치 시행 기간에 넷플릭스 다이렉트를 출시한 것이 의미하는 바는 어느 정도 봉쇄 조치로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 샴바트 휴일런 총괄은 “프랑스 TV 채널은 매우 강력한 미디어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가 프랑스에서 자체 정체성을 만드는 방식이다. 또, 단순히 미국 기업의 프랑스 지사라는 인상을 심지 않고, 시청자와 더 가까운 가치관을 창출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TV 채널 다양화도 아직 넷플릭스를 구독하지 않은 시청자를 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프랑스어로 방송되는 팟캐스트 넷플릭서(Netflixers)의 제작자인 프레데릭(가명)은 넷플릭스 다이렉트가 프랑스에서의 대형 성장 전략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는 “넷플릭스는 아마도 구독자 수 측면에서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사용자 수에 도달했다고 깨달았을 수도 있다. (넷플릭스 다이렉트는) 전혀 다른 유형의 시청자에게서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2020년 1월, 헤이스팅스는 신규 지사 설립 공식 인정을 위해 파리를 방문하는 동안 프랑스의 넷플릭스 구독자 수가 670만 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넷플릭스가 최소한 부분적으로 목적을 자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면, 프랑스에서 일정한 규제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 다이렉트가 TV 채널로 별도로 분류할 수 있다면, 결국 이동통신사의 TV 번들에 포함될 것이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이전에는 도달할 수 없었던 프랑스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덕분에 인터넷이 아닌 이동통신사를 통해 TV에 접근하는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더 나은 미디어 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관에서 영화가 개봉된 후, 플랫폼에서 해당 작품을 상영할 권한을 가질 수 있는 프랑스의 규제 프레임워크이다. 예를 들어, 영화는 영화관에서 개봉되고 4개월 뒤 DVD나 블루레이로 출시될 수 있으며, 개봉 후 22개월이 지나야 TV에서 방송할 수 있고 36개월 뒤에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만약, 넷플릭스가 선형 TV 채널로 다시 분류된다면, 이론적으로는 리스트 순위가 상승해, 플랫폼에서 영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기가 더 빨라질 것이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미루어진 시청각 플랫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처리 중이다. 해당 법안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초래한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고려하도록 유럽연합 전역을 대상으로 제정됐다.

프랑스에서는 일반적인 TV 채널이 수익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며, 이 세금은 프랑스와 유럽의 영화 및 TV 제작 지원 비용으로 지출된다. 새로운 규제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여러 SVOD 플랫폼이 수익의 20~25%를 유럽의 영화, TV 제작에 투자하도록 한다. 이는 기업이 미디어 기록에서 더욱 유리한 순위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넷플릭스 다이렉트가 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규제의 허점을 악용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프랑스 영화, TV 지원에 더 적은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다.

와이어드가 넷플릭스 프랑스에 다른 국가에 넷플릭스 다이렉트를 출시할 계획이 있는지 물어보았으나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동시에 프랑스에서는 시범 운영하는 단계라고 거듭 주장했다.

‘수동적 경험’을 도입하는 것이 다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인 듯하다. 저녁에 어떤 프로그램을 시청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프랑스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넷플릭스 다이렉트를 프랑스와 유사한 규제 환경을 두지 않는 국가에서 출시할 때, 넷플릭스가 얻는 이익이 적을 수도 있다. 넷플릭스 다이렉트 출시가 넷플릭스 입장에서 미래에 최대한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장기적 계획의 일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항상 치열한 경쟁을 해왔으며, 단순히 스트리밍 업계 경쟁사나 선형 TV만을 경쟁 상대로 보지 않았다. 심지어 소비자가 넷플릭스를 시청하지 않고, 배우자와 와인잔을 기울이는 시간까지도 경쟁 상대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은 기존의 선형 TV가 넷플릭스 시장 마비에 비교적 덜 위협을 가하는 영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확대되지 않을 듯하다.

별도의 서비스만 제공하던 최고 기업이 갑자기 세트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시청자들이 기존의 TV에 붙어있는 프랑스와 같은 국가에서는 시장 전체를 사로잡기 위한 유일한 전략일 수도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s Netflix Direct the future of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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