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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제조사, 불법 모조 향 호황에 맞서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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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제조사, 불법 모조 향 호황에 맞서 싸운다
고급 향수 제조사가 모조 향 표절 기업을 퇴치하기 위해 택한 전략을 자세히 설명한다.
By CARLY PAGE, WIRED UK

고급 향수 시장은 12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모조 향 때문에 새로운 난관에 직면했다. 여러 향수 제조사가 정품 향수의 하위 수준의 제품 판매를 위해 각 기업을 인식할 수 있는 포장과 대표 향수병 모양 등을 표절하는 표절 기업에 오랜 시간 맞서 싸워왔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표절 기업들이 유명한 향과 유사한 향이 나는 향수 형태로 따라 할 수 있었음을 의미했다.

고급 향수 시장 자체와 마찬가지로 유사 향수 시장도 호황을 이루고 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영국에서만 화장품과 향수를 비롯한 가짜 바디케어 제품 220만 개 넘게 압수됐다. OECD는 영국에서 수입된 가짜 제품의 가치가 2013년 93억 파운드(13조 7,772억 600만 원)에서 2016년, 진품 향수 수입 가치의 3% 수준인 136억 파운드(20조 1,458억 1,600만 원)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민간단체인 모조품 반대 단체(Anti-Counterfeiting Group) 총괄인 필 루이스(Phil Lewis)는 “전 세계 기업과 소비자, 경제 모두 모조품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은 유럽에서 교묘한 모조 향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 중 한 곳이다. 모조 향 다수가 위험한 독소와 안정제를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매년 수익 4억 파운드를 손해 본다. 바로 인신 매매, 마약, 무기 등 불법 거래로 금전적 이익을 얻으려는 국제 조직 범죄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고급 향수 제조사에게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모조 향은 특성상 고급 핸드백 모조품보다 구분이 훨씬 어려울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가에서는 향과 관련된 저작권 보호가 없기 때문이다. 유아용 장난감 플레이도(Play-Doh) 제조사 해즈브로가 미국 특허청에서 유명 모델링 구성의 식별 가능한 냄새에 대한 상표 등록을 한 전례가 있지만, 여전히 향에 대한 저작권이 없다.

저작권 보호가 없는 이유는 향수의 복잡한 특성 때문이다. 각각의 향은 ‘노트’라고 알려진 하위 요소인 향으로 구성됐다. 노트는 지속 시간이 다른 탑노트와 미들노트, 베이스노트로 구분할 수 있다. 탑노트는 소비자에게 제품의 첫인상을 남기는 향이다. 미들노트는 다른 사람이 맡는 향이다. 마지막으로 베이스노트는 전체 향수의 향을 강조한다. 향수를 사용하는 사람의 피부마다 특정 향이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복잡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 향수 제조사들은 지난 20년간 자사의 향을 보호하기 위한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2006년, 로레알은 벨기에 기업 벨루어가 로레알의 인기 향수 뜨레졸과 미라클, 노아의 모조 향을 제작했다는 이유로 향수의 저작권 문제에 있어 기념비적인 소송을 진행했다. 법원은 로레알 향수 사례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해, 벨루어에 손해 보상금 지급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항소심에서 향 자체가 저작권 침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향수가 단순히 기술적 기식을 적용해 제조되므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향은 향료를 수집하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레알 소송 건 이후로 향의 저작권 보호에 있어 큰 진전을 거두어왔다. 2008년, 로레알의 자회사 랑콤은 가스 크로마토그래피 분석법을 이용해, 네덜란드 기업 케코파가 랑콤의 향료 26개 중 24개를 사용하며 저작권 침해 사실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법원은 랑콤의 향수가 저작권 보호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감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향을 내는 고정된 물질이기 때문에 네덜란드 법률상 명확히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이 그 근거였다.

네덜란드 법원 판결은 향수의 유사한 화학적 구성 성분으로 유사한 향을 만들었다면, 저작권 침해라고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로레알 소송에서 거부된 화학적 분석 기법에 대한 주장의 설득력을 높인다.

지난해, 구찌는 다른 여러 명품 향수 제조사와 함께 스페인 기업 이쿼발렌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랑콤과 같은 기법을 사용해 승소했다. 향을 표절해서 판매하던 이쿼발란자는 역설적이게도 정품 향수 불법 복제와 불공정 경쟁, 기업 명성 침해라는 3가지 쟁점에서 모두 패소했다.

향 저작권 보호 측면에서 이와 같은 진전을 거두고 있는데도 모조 향을 없애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창조 업계를 위한 런던 로펌 크레포비(Crefovi)를 설립한 아나벨 거베티(Annabelle Gauberti)는 각 브랜드가 유통 과정을 통해 모조 향 제조기업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의 규모와 모조 향 운영 계획이 일시적으로만 지속한다는 특성 때문에 쉽지 않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그는 “각 브랜드 소유주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지니고 가격과 서비스 수준 등 특정 범위를 준수하는 곳에서만 향수병을 판매하도록 유통 체계를 확실히 구축할 수 있다. 그러므로 톰 포드나 샤넬, 프라다 향수병을 길거리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을 보거나 이베이, 알리바바 등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을 보았다면, 각 브랜드는 (진품이든 모조품이든) 조처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거버티는 “LVMH는 파리에서 모조품을 쫓기 위해 법원에서 모든 상품 압수 명령을 획득했다. 그리고는 모조품 판매자가 파리 법원에서 처벌받도록 했다. 문제는 모조품 판매자들이 제품을 일시적으로만 판매하며, 종종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모조품 판매자를 상대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많지 않다. 또, 모조품 판매자를 확실히 찾아내기도 어렵다.

루이비통부터 크리스찬 디올, 펜디, 지방시 등 여러 고급 브랜드를 보유한 LVMH는 모조품 판매자를 찾는 어려움을 고려해, 모조품과의 싸움에 도움을 줄 기술에 눈을 돌렸다. 현재 LVMH는 사내 변호사 60명을 고용했으며, 모조 반대 법적 조치에 연간 1,700만 달러(188억 8,700만 원)를 투자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서비스를 이용하는 아우라(Aura)라는 자체 블록체인 툴도 사용한다. 아우라의 인증 절차를 거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원재료부터 제조 위치, 그리고 최초로 판매된 위치까지 제품의 전체 이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중고 제품 구매 여부도 알 수 있다.

LVMH 대변인은 “블록체인 플랫폼이 모든 고급 브랜드에 열려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적인 특성에서 대대적인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중개인은 없다”라고 말했다.

모조품 퇴치를 위해 사용하는 여러 기술 발전 요소 중 하나이다. 여러 고급 브랜드는 라디오 주파수 정품 인증 태그와 홀로그램을 택해 제품 보안을 강화한다. 또한, 테라헤르츠 분광학을 택해 전자기장으로 제품의 속성을 감지하고 제어하는 브랜드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기술 때문에 표절자의 표절 수법도 더욱 치밀해지고 있다. 인터넷이 네트워크와 첨단화된 모조품 제작자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수단보다 모조품 감지와 예방이 어려워졌다.

궁극적으로는 모조 향과의 싸움에서 누가 승리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한다. 모조품은 업계가 맞서기 위한 준비를 한 부분이다. 샤넬은 “모조품 퇴치에 상당한 금전적 자원과 인력”을 헌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나아가야 할 부분도 있다. 전체 모조품 거래 규모가 4조 5,000억 달러(약 4,999조 원)로 추정되며, 고급 제품 모조품 판매자가 전체 모조품 거래 규모의 60~70%를 차지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erfume makers are fighting back against an illegal fake scent 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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