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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영국의 주택난 해소에 도움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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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영국의 주택난 해소에 도움줄까?
정치인들은 알고리즘으로 영국의 주택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상황을 개선하기보다는 악화한다는 문제가 있다.
By ANDREW KERSLEY, WIRED UK

도미닉 커밍스 전 보좌관과 보리스 존슨 총리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영국 정부에서 대변인, 정부 관계자, 정치 전략가가 나가고 알고리즘이 도입됐다.

인간을 알고리즘으로 대체한다는 생각이 모든 학생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부여하기 위한 영국 정부의 재앙과도 같은 시험 알고리즘보다 얼마나 끔찍한 성과를 거두었는지 드러난 바는 없다. 시험 알고리즘에는 한 가지 중대한 결점이 있었다. 영국의 평균 성적을 최적화하기 위한 목적을 지지하는 행위가 학생 개인의 삶의 기회에 주는 피해를 무시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또 다른 불쾌한 알고리즘이 정부 관료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번에는 주택 30만 채를 새로 건설할 지역을 결정하고 영국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새로운 공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주택부가 제작한 알고리즘은 수요와 인구 성장률, 지역의 적정 가격과 같은 요소에 따라 지역별 연간 주택 건설 목표를 완벽하게 분배하고자 한다. 그러나 도시 개발 계획 컨설턴트 리치필드(Litchfields)에 따르면, 주택부의 알고리즘은 이미 매우 이상한 결과를 낳고 있다. 일례로 알고리즘은 켄트의 시장도시 턴브리지는 연간 주택 1,440채를 지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매년 1/10 이하로 증가하는 턴브리지 지역 인구를 고려했을 때, 주택 공급량이 충분하다. 턴브리지는 매년 1,000채 이상을 신규 건설하고, 그린벨트를 해제한 런던의 녹음이 우거진 여러 지역 중 한 곳이다. 런던은 충분한 공간을 찾기 힘들 정도로 주택 건설 공간이 부족한데도 주택 건설량을 3배 늘려야 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반면, 북동부 지역과 북서부 지역, 요크셔, 험버 등은 마찬가지로 주택 수요가 많지만 주택 건설량을 줄여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보수당이 중심을 이룬 달갑지 않은 지방의회 이외에도 주택부의 알고리즘이 역효과를 낳는다면, 경제와 지역 불평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른 저렴한 주택 부족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어디서부터 시작했을까? 반대 여론이 우세한 여러 정책과 마찬가지로 매우 훌륭한 의도로 제정됐다. 수십 년간 영국의 주택 건설은 관료주의의 악몽이 됐다. 의회의 도시 개발 계획은 이른바 ‘님비’라는 지역 이기주의로 모든 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분노한 주민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것으로 익히 알려졌다. 지방 당국은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종종 매년 건설해야 할 신규 주택 수에 따라 주택을 공급하는 데도 난항을 겪었다. 주택부의 알고리즘은 건설해야 할 신규 주택 수를 확실하게 제공한다.

영국 왕립 건축학회의 도시 개발 계획 그룹의 스티븐 글리브(Stephen Gleave)는 “업계에서는 최소한의 주택 공급량을 얻을 수 있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것이 훌륭한 의견이라는 데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도시 계획에 필요한 기본 주택 공급량에 대해 수많은 논쟁이 발생해, 지방 당국이 종종 도시 개발 계획 생산에 뒤처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알고리즘에 대한 몇 가지 주요 결과가 있다. 특히 영국의 여러 지역에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켰다. 알고리즘이 그대로 주택 공급량을 계산한다면, 런던과 남동부 지역의 신규 주택 공급 목표가 지나치게 증가하고 북부 도시의 신규 주택 공급 목표는 현재 목표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다. 알고리즘을 이용한 도시 개발 계획 정책 대부분을 지지하는 업계 단체인 주택 건설 연방(House Building Federation)은 정부에 알고리즘이 실제로 북부 지역에 주택을 공급했는지 확인하도록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지역적 불평등은 알고리즘 자체의 제약과 수요에 대한 지나친 주택 공급량 분배 때문에 발생했다. 만약 런던의 주택 수요가 리버풀보다 3배 많다면, 리버풀의 신규 주택 공급 목표는 런던의 1/3 수준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각 도시의 실수요를 맞추었는지는 간과한다.

정부는 영국에서 달성 가능한 목표로 연간 주택 30만 채를 건설하는 방안을 택했다. 그러나 공공정책 연구 기관(Institute of Public Policy Research) 소속 주택 연구원인 조나단 웹(Jonathan Webb)의 설명에 따르면, 실제 주택 수요는 40만~50만에 가까울 수 있다. 그는 “주택부의 알고리즘이 지닌 문제는 정부가 주택 공급에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에 따라 큰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목표가 실제 수요보다 매우 부족해, 런던에서 충분한 수준으로 주택을 공급하고자 한다면 결국 다른 지역에서 건설할 주택 수를 줄이게 된다. 또,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다른 지역에서 여전히 주택 수요가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주택 호황기가 한창인 맨체스터를 예시로 이야기해보자. 건설 중인 주택 가격이 비싸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건설된 신규 주택 1만 4,667채 모두 저렴한 주택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문제가 너무 심각해, BBC 채널의 신규 방송 프로그램의 기반이 됐다. 그러나 주택부의 알고리즘은 맨체스터에서 더는 저렴한 주택을 추가로 건설해서는 안 된다고 계산한다. 게다가 매년 신규 주택 건설 비율을 31% 줄여야 한다고 분석한다.

알고리즘의 분석대로 매년 신규 주택 건설 비율을 줄인다면 지방 주택 및 도시 개발 부문을 망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성장세를 보이는 북부 도시에서 건설 업계는 지역 경제에 수억 파운드를 기여한다. 건설 업계는 맨체스터에서만 40억 파운드(5조 9,290억 4,0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산된다. 동시에 맨체스터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기도 하다.

웹 연구원은 “주택 건설이 경제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며, 주택 건설에만 큰 비용이 지출된다. 다른 여러 업계가 관계가 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특정 지역의 도시 개발 계획 우선순위를 낮춘다면, 해당 지역의 모든 부문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북부 도시에 주택 추가 건설을 중단하게 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건설 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의 우선순위가 지금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듯하다. 세제 혜택부터 허가 가속화 및 공동 개발 계획 자금 지원까지 모든 것이 위험에 처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심각하다.

주택부의 알고리즘으로 피해를 입는 지역이 있듯 반대로 이익을 얻는 지역도 있다. 특정 지역에 대한 주택 개발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도시 개발 계획에 필요한 새로운 토지 수요가 치솟을 것이다. 그 결과, 한정적인 범위의 토지 가치가 급증할 것이다. 갈수록 토지가 소수 선택받은 이들의 소유물이 되고 있다. (현재 전체 인구 1% 미만이 영국 토지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 또, 토지 소유주 다수가 주택 건설이 집중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현명하게 이용할 준비가 됐다. 현재 1,000채 미만인 연간 신규 주택 건설량을 5,604채로 늘려야 한다는 알고리즘의 분석 결과가 나온 런던의 캠던과 같은 지역은 주택 건설에 사용 가능한 토지가 매우 적다. 정부가 새로 제안한 도시 개발 계획 개혁으로 도시 개발에 사용할 토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더라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웹 연구원은 “토지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면, 누가 주택 건설 가격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비싼 토지 가격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지 가격이 비쌀수록 호화 고급 주택을 건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개발 업체에게 더 많은 이윤을 남기고, 알고리즘의 지시를 완전히 무시하는 형태이다.

알고리즘을 활성화하기 전부터 여러 근본적인 문제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은 아직 초기 백서 단계이다. 의회 투표까지도 한참 멀었다는 의미인데, 공식적으로 구축됐을 리가 있겠는가? 전문가와 주택 업계는 새로운 주택 목표의 복잡한 결과에 혼란스러워한다. 많은 이들이 정부가 특정 지역의 도시 개발 계획을 지지할지 아니면 지원 비용을 줄일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주택부는 잠재적인 불만 사항을 다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기꺼이 업데이트하거나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인과 업계 주요 인사는 이미 알고리즘의 계산을 살짝 변경하려 한다.

지난 달 초,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주택 적정 가격과 주택 재고 계산에 다른 수학적 가중치를 적용한다면, 알고리즘을 지지하겠다며 조건부 지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본질적으로 알고리즘의 공식을 런던의 경제 상황에 더욱 적합하게 변경하는 것이다. 정부가 과거, 정책을 번복한 전례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알고리즘이 구축 전 대대적으로 변경될 지는 의문 사항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글리브는 “이러한 공식으로는 결국 정치나 수용, 지역사회의 신념, 야망과 같은 다양한 요소를 결정하는 숫자를 조작한다. 직감적, 실용적으로 더 나은 수치에 대한 알고리즘을 고정하기 위한 행위일 뿐이며, 공식에서 답을 찾는다는 생각을 저해하고 지역 상황을 무시한다”라고 말했다.

주택 알고리즘과 시험 알고리즘만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초, 영국 경찰은 안면 인식 기술의 부정확도가 무려 98%인데도 안면 인식 기술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대적인 실험을 앞두고 압력을 가했다.

반면, 지난 해 기준 경찰 기관 14곳이 개인이 사전에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예측하는 범죄 예측 소프트웨어를 택했다. 소프트웨어가 저소득층과 유색인종, 소수 민족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다시 드러난 주제는 알고리즘을 사용하기만 한다면, 모든 문제에 대해 완전히 객관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모든 알고리즘이 실제 세계와 접촉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은 다른 내용을 시사한다. 웹 연구원은 “알고리즘의 본질적인 문제이다. 알고리즘은 인간의 편견을 복제하기만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oliticians have made an algorithm to fix the housing crisis. It’s b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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