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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빙산, 또 다시 사우스조지아섬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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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빙산, 또 다시 사우스조지아섬으로 향하고 있다
빙산이 사우스조지아섬에 충돌하면, 펭귄과 물개가 바다로 향하는 길을 차단해 번식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By ERIC NIILER, WIRED US

남극의 거대한 빙산이 바닷새, 펭귄, 물개의 서식지가 밀집한 남대서양의 외딴 기지 사우스조지아섬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델라웨어주 크기와 비슷한 거대한 빙산이 사우스조지아섬의 동물들이 먹이를 찾는 곳 근처에 멈추면, 많은 동물의 이동 경로가 막힐 것이다.

공식적으로 A-68A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빙산은 2017년 9월, 남극의 라르센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후 표류했다. 높이 94마일(약 145km)에 넓이 30마일(약 48.3km)로 사우스조지아섬과 크기가 비슷한 A-68A는 약 2주 후면 사우스조지아섬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으로 추적한 남극의 거대 빙산 데이터베이스를 보관한 버밍엄영대학교 원격 감지 센터의 데이비드 롱(David Long) 총괄은 “A-68A는 하루만에 전체 빙산과 비슷한 크기의 물체를 옮길 수 있다. 불과 몇 주 뒤 A-68A가 사우스조지아섬에 도착할 것이라는 계산은 타당하다. 사우스조지아섬에 충돌한다면, 그 후는 어찌 될지 말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사우스조지아섬은 1915년, 영국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Ernest Shackleton)이 남극 탐험을 실패한 후 도착한 곳으로 유명하다. 섀클턴은 기지로 이동해 700마일(약 1,126.5km) 떨어진 다른 섬에 발이 묶인 탐험 대원 구조 작업을 하기 위해 다른 탐험가 두 명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사우스조지아섬의 표면이 거친 꼭대기를 이동했다. 그 후, 또 다른 탐험 도중 사우스조지아섬을 다시 방문했으며, 1922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사우스조지아섬은 커다란 빙산을 북쪽에서 적도를 향해 남극 방향으로 이동하는 해류의 좁은 길목 한가운데에 있다. 일반적으로 작은 빙산은 떨어져 나가거나 녹는다. 반면, 큰 빙산은 몇 년간 그대로 남아있는다. 2004년, A-38B 빙산이 사우스조지아섬에 분해됐다. 이 때문에 수많은 새끼 물개와 새끼 펭귄이 죽었다. 2년 전에는 자메이카 영토와 크기가 비슷한 B-15 빙산이 18년간 해양을 표류하다가 결국 적도 부근에서 분해됐다. A-68A이 북쪽에 휩쓸려 사우스조지아섬과 충돌하거나 사우스조지아섬으로 휩쓸려 갈 것이라는 추측이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페트렐이나 알바트로스, 프리온 등 바닷새는 턱끈펭귄, 젠투펭귄, 황제펭귄과 함께 사우스조지아섬의 암석 해변에 서식한다. 코끼리물범과 표범 물개, 웨델 물개 수만 마리가 해안가를 따라 터를 잡고 있으며, 지금은 한참 짝짓기가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해양학 및 해양 과학부의 마이클 폴리토(Michael Polito) 부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빙산을 바다로 접근하는 길목을 완전히 막지 않더라도 펭귄이 새끼에게 먹이를 가져다주려면 어쩔 수 없이 빙산을 등반해야 한다. 펭귄은 단거리를 걸어 다닐 수 있지만, 장거리 꼭대기를 오르려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더욱 쇠약해진다. 플리토 부교수는 “빙산을 둘러싼 먼 이동 경로 때문에 펭귄의 번식 능력이나 새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능력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펭귄이 맞이할 최후의 순간은 다른 동물에게 행복한 결말이 될 수도 있다. 롱 총괄의 설명에 따르면, 빙산이 녹으면 해저 생물의 먹이가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빙산은 대기 중 먼지를 모은다. 이 때문에 빙산이 더럽다. 빙산이 녹기 시작하면, 먼지가 해양으로 퍼진다. 빙산 표면 근처에 생명체가 번식한다. 멸치와 크릴부터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생물까지 끌어모으는 플랑크톤을 얻을 수 있다. 모든 동물은 빙산 주변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빙산이 영양소의 원천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펭귄이 먹이를 구하려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지만, 물개나 바닷새 등 다른 동물들은 바닷속에서 작은 물고기와 새우 같은 크릴을 한가득 구할 수 있다.

오늘날 야생동물 외에도 사우스조지아섬은 영국의 연구 기지가 밀집한 곳이기도 하다. 주로 과학자들이 많이 있었으며, 코로나19 시기에는 사우스조지아섬의 극한 환경을 견디는 관광객의 수가 감소했다. 영국 정부 관료는 사우스조지아섬과 960마일(약 1,545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포클랜드 제도에서 드론과 항공기로 A-86A를 관찰하고 있다. 사우스조지아섬은 비행기 이착륙 기지가 없고, 헬리콥터에 탑승해 이동하기에는 너무 멀다. 따라서 극소수 연구원만이 사우스조지아섬에서 A-86A를 관측하면서 사우스조지아섬의 측면과 충돌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사우스조지아섬 보호 단체인 프렌즈 오브 사우스조지아섬(Friends of South Georgia Island)의 대표 데니스 란도(Denise Landau)는 이번 가을, 관광객을 위한 대화와 작은 박물관 운영을 위해 사우스조지아섬에서 몇 달간 지낼 계획이었다. 대신, 란도 대표는 멀리서 빙산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지 지켜보면서 기다리고 있다. 그는 펭귄과 물개 대부분 뉴욕의 롱랜드와 비슷하게 생긴 북쪽 해안에 서식지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의 다른 빙산처럼 A-68A도 사우스조지아섬에 가까워지기 전 다른 곳에 멈출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다른 빙산처럼 여러 조각으로 깨지고 작은 빙산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할 것이다. 펭귄과 물개가 먹이를 찾는 바다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란도 대표와 동료들은 사우스조지아섬의 바닷새의 운명과 큰 이해관계를 지니고 있다. 그는 사우스조지아섬에서 새의 번식에 가장 큰 위협을 가하는 쥐를 없애는 10년간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18년, 사우스조지아섬에서 쥐가 사라졌으며, 그 결과 새의 개체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사우스조지아섬의 여러 생물의 존재 위협을 제기하는 거대 빙산의 개수가 서서히 증가했다. 컬럼비아대학교 래몬트도허티지구관측소(Lamont-Doherty Earth Observatory)의 연구원 스탠리 제이콥스(Stanley Jacobs) 박사는 남극 반도의 기온이 올라가고 빙붕이 갈수록 얇아지면서 바다로 무너져 내리는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문센해에서 발생한 일과 같다.

주로 10년에 한 번씩 쪼개지는 미국의 주나 도시와 크기가 비슷한 A-68A 같은 거대 빙산은 여전히 드물다. 반면, 남극의 빙산 손실률은 증가하고 있다. NASA와 유럽우주국의 자금 지원을 받고 실시한 국제 기후 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 해수면이 1/10인치 이상(3mm) 상승해, 남극의 빙산 손실률이 증가했다. 

600마일(약 965.6km) 길이의 남극 반도는 지난해 2월, 65℃를 기록했으며, 온난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지난 50년간 급격히 진행되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기온이 5℃ 상승했다. 2008년부터 남극 반도의 해안가에 있는 작은 빙산의 온난화 속도가 빨라졌다.

제이콥스 박사는 A-68A가 사우스조자아섬과 충돌할 가능성은 해양의 상태가 크게 좌우할 것이라고 말한다. A-68A이 폭풍이 몰아치고 조류가 높을 때 도달한다면 해안가에서 낮은 바다까지 밀려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이 고정될 수 있다. 제이콥스 박사는 “10년 넘게 한 장소에 머물렀던 빙산이 있다. 그러나 결국 아랫부분부터 녹아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n Enormous Iceberg Is Headed for South Georgia Island—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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