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OM SIMONITE, WIRED US

컴퓨터 공학 연구소에서 인공지능(AI)의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기도 했고, TV로 중계된 인간과 기계 간의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의학용 AI의 발전 기원은 그리 흥미롭지 않은 미국 정부 관료주의의 깊은 곳에 있다.

미국 의료 보건 및 비용 지원 서비스 센터(CMS)는 최근, AI 시스템 2종의 사용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나는 시력 상실의 원인이 되는 당뇨 질환 중증도를 진단하는 AI 시스템이다. 또 다른 하나는 뇌 스캔 과정에서 환자가 뇌졸중을 앓고 있을 위험성이 있을 경우, 이를 전문의에게 알리는 경고 시스템이다. CMS의 AI 시스템 비용 지원 결정은 환자 외의 많은 이들에게 주목할 만한 일이다. 보건 복지 분야에서 AI 시스템이 더욱더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두 시스템 모두 미국 식약처(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일부 공급처에서 사용 중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CMS 적용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료 지급 권한을 내리기 전까지 일반적으로 각종 의료 기기와 치료가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민간 보험 업체가 더 높은 비율로 비용을 지급하지만, 종종 CMS의 보장 여부에 따라 비용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2020년 10월, CMS는 신기술 채택을 독려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비즈.ai(Viz.ai, 이하 ‘비즈’)의 AI 소프트웨어 콘타CT(ContaCT) 사용 비용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콘타CT는 병원 응급실에 설치돼, 알고리즘이 CT 스캔에서 환자의 뇌에 혈병이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이를 신경외과 의사에게 알린다. 몇 분 단위로까지 뇌졸중 진단과 치료 속도를 높여, 환자의 장애 발생 위험과 회복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CMS는 향후 IDx-DR(이하 ‘IDx’)이라는 소프트웨어 사용 비용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Dx는 환자의 망막 사진을 분석해, 시력 상실을 일으키는 중증 당뇨 질환인 당뇨망막병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다. 2020년 8월, CMS는 아이오와주 오크데일 지역의 AI 진단 시스템 개발 기업 디지털 다이어그노스틱스(Digital Diagnostics)가 제작한 IDx 비용 지원을 제안했다.

비즈와 디지털 다이어그노스틱스 모두 2018년에 FDA의 승인을 받아, 규제 당국에 AI가 건강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앞장선 기업이 됐다. IDx는 FDA에서 최초로 승인받은 질병 진단용 AI 시스템이다. 의료 진단은 과거, 인간 의사만이 수행한 임상 단계이다. CMS에 납세자의 세금을 의료용 AI에 지출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한 것도 이와 비슷하게 중요한 단계이다.

디지털 다이어그노스틱스 CEO 겸 안과 의사 마이클 아브라모프(Michael Abramoff)는 “의료용 AI의 FDA 승인은 의료용 AI 기술 업계의 모든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IDx 비용 지원으로 당뇨망막병증을 진단할 수 있는 다른 AI 툴도 지원할 수 있다.
 
정부의 의료용 AI 툴 사용 비용 지원 의지는 의료용 AI 제품 개발 작업을 하는 다른 여러 기업에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신기술 분석 전문 업체 CB 인사이츠(CB Insights) 애널리스트들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AI 보건 복지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40억 달러(4조 4,440억 원) 수준으로, 2018년 투자금 27억 달러(약 2조 9,992억 원)보다 증가했다.

CMS는 뇌 스캔과 안구 스캔의 중요성을 현저히 다른 방식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의료 복지 체계의 복잡성과 새로 등장한 AI의 문제를 부각하는 부분이다. CMS는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단계마다 철학적 차원의 질문을 마주했다. 고도로 숙련된 인간이 일반적으로 처리하던 업무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의 작업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에 대해, 두 가지 다른 답변이 나왔다.

CMS는 비즈의 콘타CT에 대해, 각 병원이 특정 환자를 대상으로 콘타CT를 이용하는 데 최대 1,040달러(약 115만 4,300원)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때, CMS는 콘타CT로 뇌졸중 치료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증거를 함께 제시했다. CMS는 단순히 일반적으로 인간보다 빠른 속도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소프트웨어가 신기술 전용 프로그램에 사용하기 충분한 정도로 참신한 기술인지 신중하게 고려했다. 동시에 인간의 지능과 인간의 업무 처리 과정은 FDA의 승인이나 허가를 받은 기술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비즈 CEO 겸 창립자인 크리스 만시(Chris Mansi)는 CMS의 승인이 이미 많은 병원이 콘타CT 사용 계약을 맺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CMS 승인 전, 콘타CT를 사용하는 곳은 주요 병원 500곳이었다. 모두 정부의 비용 지원 약속이 이루어지기 전에 계약을 체결했다. 뇌졸중 진단 속도가 빠를 경우 수익이 증가하고, 시간에 따라 민감도가 높은 뇌졸중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시는 “그동안 콘타CT로 이익을 누린 곳은 주요 병원이었다. 이제 더 많은 병원이 콘타CT를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료를 지원받는다”라고 말했다.
 
CMS는 각 병원의 IDx와 같은 망막 검사 소프트웨어 사용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브라모프는 각 병원별로 지출하는 사용료가 지리를 비롯한 여러 요인에 따라 크게 다르지만, 대체로 지출하는 비용은 20달러(2만 2,194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미국 영상의학전문학회(American College of Radiology) 경제 부문 위원장인 그레고리 니콜라(Gregory Nicola)는 망막 스캔 비용으로 초기 AI 이미지 앱의 일반적인 가치를 입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비즈의 콘타CT 프로그램에는 더욱 아낌없는 비용 지원이 이루어지지만 비용 지원 기간이 3년밖에 되지 않는다. 보통  AI 소프트웨어 사용 첫해에 비용 지원을 재평가하며, 비용이 줄어든다. 니콜라의 설명에 따르면, 이미지로 질병을 추적하는 앱은 유용하지만 인간이 지배한 환자 치료라는 업무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그는 “시장에 곧 출시될 의료용 AI 소프트웨어는 매우 좁은 범위에만 중점을 두었다”라고 말한다.

아브라모프와 미국 안과학회(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를 포함한 여러 전문가, CMS 비용 지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 AEYE 헬스(AEYE Health) 등은 CMS에 AI 망막 질환 진단 AI 소프트웨어 비용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모두 공급 업체를 대상으로 IDx 사용 비용 지원을 확대하는 일이 경제적으로 매우 매력적이라고 주장한다. 의료용 AI 기술 업계 단체인 커넥티드 헬스 이니셔티브(Connected Health Initiative)는 지원 비용을 55달러(6만 1,050원)로 고정할 것을 제안했다. CMS는 시행 보류 중인 AI 소프트웨어 비용 지원 확대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대 랑곤 헬스(NYU Langone Health)의 맨해튼 안과 전문의 라비 파리크(Ravi Parikh)는 2020년 7월, 한 편의 논문을 공동 집필했다. 그는 해당 논문을 통해 CMS가 제안한 비용과 비슷한 비율로 비용을 상환할 경우, 병원이 재정적 요인 때문에 IDx를 찾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한다면, CMS가 당뇨병 환자와 보건 복지 분야의 AI의 전망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더 많은 병원이 AI 소프트웨어를 채택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미국 응급 의료 서비스 기관 케어포트MD(CareportMD) CEO 아쇼크 수브라마니안(Ashok Subramanian)은 IDx를 이용해 환자를 진료한다. 케어포트MD는 델라웨어와 펜실베이니아 식료품 매장 알버슨 내부에 있는 케어포드MD 산하 의료 시설에 IDx 기기 5대를 설치했다. 그리고 당뇨 질환 검사를 할 때, IDx를 다른 지역 병원 시설과 돌아가며 사용한다. 그는 기존에 제공되는 의사의 망막 사진 진단을 보장하는 규정을 이용해, 보험사에 AI를 이용한 망막 질환 진단 검사 비용을 청구했다. 종합 검진 예약의 일환으로 경제적으로 비용을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비용이 증가하지 않는 한 단순히 환자를 진단하기만 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 그는 “당뇨는 만연한 질병이며, 당뇨망막병증은 시력 상실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다. CMS의 새로운 비용 지원 모델을 통해 AI 소프트웨어가 더 빠른 속도로 전파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US Government Will Pay Doctors to Use These AI Algorit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