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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산층 사이에서 개인 비행기 인기 상승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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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산층 사이에서 개인 비행기 인기 상승 견인했다?
상업용 항공 업계의 운항이 취소돼, 휴가를 떠나는 가정이 지역 봉쇄조치를 피하고자 개인용 항공기 탑승 예매를 한다
By ALEX CHRISTIAN, WIRED UK

모든 공항의 주요 터미널 한구석에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체크인 데스크와 버거킹이 있어야 할 곳에는 출입구 관리인과 샴페인이 있다. 승객들은 와인잔을 들어 와인을 부드럽게 홀짝이며 마시고 느긋하게 전용 공간으로 걸어간다. 일반 공항 라운지보다는 미슐랭에 이름을 올린 고급 식당에 더 가까운 모습을 한 곳이다. 여기서는 탑승 시간을 일방적으로 지시받기보다는 친절하게 안내받는다. 자신에게 맞게 언제든지 자유롭게 탑승할 수 있다.

바깥에는 완전히 검은색으로 도배된 차량이 승객을 비행기까지 데려다 준다. 운전기사는 승객의 여권을 보안 직원에게 건네주고, 활주로에 차를 세운다. 고급스러운 엠브레어 프래터 500 제트기(Embraer Praetor 500 jet)가 승객을 맞이한다. 참나무 판넬과 가죽 시트, 조종석에서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조종사가 승객을 반긴다. 제트기 탑승자는 유명 팝스타도, 팬들이 애지중지하는 프리미어리그 선수도 아니다. 이들은 휴가를 떠나고, 봉쇄조치 이전 귀국할 때 개인 비행기를 이용하고자 열심히 돈을 모은 평범한 중산층 가족이다.

두 아이를 둔 아버지 존은 가족과 함께 이지젯 비행기를 타고 팔마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 7월, 스페인에서 안전 여행 명단을 발표하자 존은 전세 비행기 공급업체를 통해 자신의 집이 있는 리버풀에서 개인용 비행기인 중형 세스나 사이테이션 엑셀 제트(Cessna Citation Excel jet) 탑승권을 구매했다. 두 시간 비행에 드는 비용은 1만 파운드(1,478만 6,200원)이다. 존은 개인 비행기 탑승 비용은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텅 빈 비행기를 처음 보았을 때, 행복하고 안도감이 들었다"라고 말한다. 존 부부가 비행기에서 쏘비뇽 블랑을 마실 때, 아이들은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를 먹는다. 그는 "개인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 경험은 매우 좋다. 개인적으로 항상 공항과 긴 대기 줄을 싫어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개인 비행기 탑승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영국에서 해외로 떠나는 여행이 금지되는 등 상업용 항공기 업계는 세계적으로 시행된 각종 봉쇄조치 때문에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다. 반면, 신규 고객층의 개인 비행기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주요 고객층은 가족 단위 고객이다. 개인 비즈니스용 비행기는 한때 백만장자와 유명인사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재빨리 코로나19에서 안전한 환경을 찾고자 하는 가족단위 휴양객이 찾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비행기 예약 업체 프라이빗플라이(PrivateFly)의 CEO 애덤 트위델(Adam Twidell)은 "그 어느 때보다 가족단위 탑승객이 많이 증가했다. 개인 비행기를 위한 비용을 지불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은 '지금이 안전한 여행을 위해 자산을 소비할 때'라고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트위델은 현재 항공업계는 암울한 상황에 놓여있지만, 프라이빗플라이는 지난해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이 여름 내내 휴가를 떠나고자 예약한 가족 단위 고객이며, 전체 고객 중 20%는 아이를 동반한다. 호화 여행에 새로 유입된 고객층의 비행기에는 '애완동물 좌석'도 있다. 최근 프라이빗플라이 비행기에는 개와 앵무새, 뱀 등 다양한 동물이 고객과 함께 탑승했다. 또, 가장 최근에는 고양이 13마리와 동반 탑승한 고객도 있었다. 트위델은 "이전에는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난 고객들이 현재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추세"라고 말한다.

2020년 3월, 세계 여러 국가가 봉쇄조치를 시행했을 당시 개인 항공기 산업은 호황기를 맞이했다. 세계적으로 갈수록 많은 항공사가 항공편 운항을 취소하자 가족 단위 고객이 개인 비즈니스용 비행기를 예약해 서둘러 귀국했다. 스위스 전세 항공기 업체 루나제츠(LunaJets)의 운영 디렉터 알란 레보시어(Alain Leboursier)는 개인 비즈니스용 비행기를 이용한 귀국과 함께 개인 항공기 산업이 3배 성장했다고 전한다. 그는 "지난 10년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거둔 때는 올해 3월 말입니다. 세계 각지에 비행기를 보내 여러 승객을 귀국시켰다"라고 말한다.

또 다른 봉쇄조치가 시행되려 하고, 유럽 내 많은 국가들이 국경을 닫은 상황에서 레보시어는 개인 비행기 수요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그러나 올해 봄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수요가 증가하지는 않을 듯하다. 지역 봉쇄조치와 제재조치 모두 올해 봄만큼 엄격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헸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증가는 비즈니스 항공 산업에서 반길만한 소식이다. 레보시어는 "일반적으로 9월부터 크리스마스까지는 상업용 비행기 탑승 수요만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객들은 지금 비행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전한다.

올해 여름, 격리 조치 명단이 줄어들고 여행 금지 조치가 완화되자 많은 가정이 편의를 위해 개인 비행기를 이용했다. 예매율이 즉시 증가했다. 승객들은 1시간 이내로 비행기를 통해 이동할 수 있다. 샤이 애비에이션(Shy Aviation) 창립자 길스 비커스존스(Giles Vickers-Jones)는 곧 영국에 여행 금지 조치가 들이닥치기 전 재빨리 해외로 나가려고 개인 비행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2주 간의 격리조치가 시행되기 전 여행을 간 스페인 가족 고객도 있었다. 이 가족은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 안전하게 여행을 즐기며 휴가도 더 오래 보냈다. 이 고객의 목적지까지 가는 직항 항공편이 없었다. 그러나 샤이 애비에이션 서비스가 편리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라고 말한다.

여러 항공사가 운항 일정과 이동 경로를 줄여, 개인 항공기 산업의 수요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라이언에어는 이번 겨울, 네트워크 1/3을 줄였으며 이스타젯은 비행기 전체 수용 인원의 25%만 받는다. 트위델은 "이번 여름, 개인 항공기 업계는 기꺼이 저렴한 가격에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리고 겨울에 여러 항공사의 이동 경로가 줄어들 경우 고객들은 개인 비행기를 찾을 것이다.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상업용 항공기 업계와 개인 항공기 업계 사이에서 상황을 반전시킨다. 상업용 비행기의 이동 경로가 없다면 개인 비행기 업계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갑자기 가족 단위 고객이 대거 등장했다. 가족 단위 고객은 소수 집단으로 함께 개인 비행기로 이동하며 비싼 개인 비행기 가격을 충당한다. 트위델은 "여름에 두 가족이 함께 비행기 한 대를 탑승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말한다. 루튼과 같은 주요 민간 터미널에서 프랑스 남부의 외딴 지역까지 90분 비행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최소 6,000파운드(약 890만 원)이다. 이어, 트위델은 "개인 비행기를 이용하면 목적지까지 이동 거리가 줄어든다. 유럽에는 공항 수천 곳이 있으며, 그중 일부는 개인 비행기가 이용할 수 있다. 6명이 함께 탑승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개인 비행기를 탑승할 수 있다. 또한, 일등석에 탑승한 것과 같은 비행 경험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유럽에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발생함과 동시에 개인 항공기 산업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탄탄한 상태이다. 시장 조사 기관 윙엑스(WingX)는 전세기 기업 약 50만 곳이 비행기를 운항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0% 줄어든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 항공기 운항 횟수가 지난해보다 훨씬 줄어든 상업용 항공기 산업의 손실과 비교했을 때, 개인 항공기 산업은 훌륭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번 여름 히드로 공항 이용객 수가 84% 줄어든 반면, 올해 7월부터 10월 26일까지 전세기를 이용한 고객의 수는 8% 밖에 감소하지 않았다.

개인 비행기는 부유한 가정이 코로나19 봉쇄조치 시행 기간에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2주 간의 자가격리 조치를 피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제공한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치명적인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개인 비행기가 가장 안전한 장거리 여행 수단이 된다. 일반 상업용 항공편은 체크인부터 시작해 도착할 때까지 총 700여 명의 고객의 연락처를 지니고 있다. 반면, 개인용 비행기의 고객 연락처는 20개이다. 비커스존스는 "개인 비행기용 터미널 하루 이용자 수는 약 30명이다. 그리고, 객실에는 한 가족만 있다. 개인 비행기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개인 비행기는 코로나19에 취약한 이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비커스존스는 "폐기종 중증 환자를 고객으로 맞이한 적이 있다. 당시 고객에게 필요한 산소 탱크를 함께 제공했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개인 비행기가 상업용 비행기보다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조종사와 승무원 모두 주기적으로 검사를 시행한다. 이 덕분에 많은 위험 요소가 사라진다"라고 설명한다.

미국 항공사 플렉스제트(Flexjet)의 최고운영책임자 메간 울프(Megan Wolf)는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전세기에 대한 사회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올해의 상황 덕분에 많은 이들이 지닌 개인 항공기 업계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사치스러운 낭비라는 시선이 다수였으나 현재는 개인 비행기가 진정한 안전 여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개인 항공기 업계의 고객층이 여러 세대에 걸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연로한 부모님이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도록 개인 비행기 예약을 하는 고객을 예상해볼 수 있다"라고 말한다.

상업용 항공기 업계가 계속 하락세를 기록함과 동시에 LA 국제공항부터 런던 비긴힐 공항까지 전 세계 활주로를 고급 개인 비행기가 차지하게 될까? 트위델은 "개인 항공기 업계가 얻은 큰 교훈은 코로나19가 계속 발생하는 해에도 운영 가능한 상품을 지녔다는 사실이다. 개인 항공기 업계가 할 일은 개인 비행기는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며, 많은 이들이 상상한 것처럼 소수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백만장자나 톱스타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개인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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