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코로나19, 크리스마스 TV 광고에도 영향 미치다
상태바
코로나19, 크리스마스 TV 광고에도 영향 미치다
광고 대행사들이 코로나19 크리스마스라는 암울한 상황에서 고심한 끝에 많은 이들과의 포옹, 대가족 식사 장면을 연출한 광고는 줄일 것이다. 대신, 애니메이션 광고와 애써 낙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광고가 증가할 것이다.
By ALEX LEE, WIRED UK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폐쇄되어 제대로 환기가 되지 않은 공간에서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숨을 쉬고, 소리도 치고 웃으면서 서로를 안으며 시간을 보낼 날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크리스마스는 코로나19판 크리스마스이다. 줌으로 서로 얼굴을 보며 저녁 식사를 즐기고 추운 뒷마당에서 떨면서 와인을 따른 잔을 친구들과 함께 들어 올리게 될 것이다. 다소 이상하게 느껴진다면 크리스마스 광고를 떠올려보라.

2009년, 영국 백화점 브랜드 존 루이스(John Lewis)가 아이들이 기뻐하면서 선물을 열어보는 장면과 함께 스위트 차일드 오 마인(Sweet Child O’ Mine)이 배경 음악으로 삽입된 최초의 감성적인 크리스마스 광고를 제작한 이후,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광고에 열렬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10년간 모든 기업들이 존 루이스의 성공 공식과도 같은 크리스마스 광고를 따라하며 더욱 완벽한 크리스마스 광고를 제작하려 했다. 소비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해,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예년 같았으면 대중은 따뜻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일반적인 크리스마스 광고를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많은 이들이 학예회에서 귀여운 아이들과 아이들을 자랑스러워하는 부모들이 등장하는 광고, 혹은 길거리의 많은 사람이 모여 노인에게 크리스마스는 혼자 지내는 날이 아님을 알려주는 광고들을 보고 기꺼이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수백만 명이 엄격한 봉쇄조치에 놓인 코로나19 시대이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학교들은 기존의 크리스마스 공연을 취소했다. 올해는 많은 이들이 어쩔 수 없이 크리스마스를 홀로 보내게 될 것이다. 암울한 전망 때문에 유통 업체들은 한 가지 어려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코로나19 시대에 훌륭한 크리스마스 광고를 제작할 수 있을까? 유통 업체들은 미리 광고 계획을 세우고, 광고 대본을 작성하는 등 매력적인 광고 제작을 위해 거금을 들였다. 일부 기업들은 1월부터 크리스마스 광고를 준비했다.

훌륭한 크리스마스 광고에서 단순히 광고 제작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상품 제작과 유통 경험 계획, 저작권 협상,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SNS 전략도 중요하다. 2020년 3월과 4월, 코로나19가 영국을 휩쓸면서 광고 기업들은 서둘러 영국의 분위기와 봉쇄조치 확산 가능성 등을 모두 세심하게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2019년, 이케아의 크리스마스 광고 제작을 담당한 광고 대행사 마더(Mother)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총괄 허메티 바라린(Hermeti Balarin)은 "봉쇄조치 시행 첫 달에는 모든 상황을 대대적으로 검토하거나 개편, 재고, 재정리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어요"라고 설명한다. 바라린은 초기 봉쇄조치의 파장으로 프로덕션 및 광고 대행사 대표들은 코로나19 제재 조치가 완화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전망해, 새로운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광고 촬영을 계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가 코로나19라는 변수에서도 수정 없이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면 매우 놀랐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 기업 알디(Aldi)의 크리스마스 광고를 제작한 맥캔 월드그룹 유럽(McCann Worldgroup Europe) 최고 프로덕션 관리자 세르히오 로페즈(Sergio Lopez)는 여러 기업들이 연초부터 크리스마스 광고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밝고 신나는 분위기의 크리스마스 광고 제작이 매우 끔찍한 아이디어임을 깨닫게 되었다. 로페즈는 "많은 이들이 실직하고 미래가 암울하고 끔찍한 운명이 드리워지는 상황에서 매우 힘차고 밝은 광고를 낸다면 대중적 분위기에 매우 무감각한 광고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2020년 9월, 존 루이스 최고 총괄 피파 윅스(Pippa Wicks)는 올해 크리스마스 광고가 코로나19 상황에 적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이들이 윅스가 한 말의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하지만, 다음의 사실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다. 바로 수많은 사람들과 서로 안고 카나페를 빨리 먹으며,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많은 이들이 크리스마스 광고에서 기대한 비유 대부분이 TV로 송출될 것이다. 마케팅 대행사 물렌로웨 런던(MullenLowe London)의 로렌스 그린(Laurence Green)은 "올해는 큰 상점에서 쇼핑을 하는 것과 같은 일이 그리 신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게다가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 키스와 안기, 가까운 접촉과 같은 행동은 올해 크리스마스 광고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시기에 TV를 장악한 줌을 테마로 한 광고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린은 "그동안 줌과 같은 광고를 많이 보았으며, 많은 광고가 코로나19라는 암울함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애써 심각하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 존 루이스가 선보인 달에 있는 어느 한 외로운 남성의 모습을 담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것과 같은 광고는 줄어들 것이다. 대신 도피, 미래에 대한 희망, 약간의 향수 등이 광고에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은 환상적인 세계도 각 브랜드가 광고에서 그리고자 하는 주제가 될 수 있다. 애니메이션도 주요 테마가 되어 여러 브랜드가 암울한 현실과 거리를 둘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실제 인물이나 동물이 등장하는 광고와 거리를 둔 광고를 제작한다면 각 기업들이 지역 봉쇄라는 제재조치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바라린은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광고가 초반에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모두 예약이 꽉 찬 상태이며, 대부분이 크리스마스 광고를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한다.

지난 수년간 제작된 크리스마스 광고 다수가 지역 사회, 함께 어울리기 등과 관련이 있었다면, 올해 광고는 예년과 같은 방향으로 제작될 수 없다. 과거와 동일하게 지역 사회, 함께 어울리기 등을 광고에 담아낸다면 가상으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로페즈는 여러 브랜드가 많은 사람이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미래를 그리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전쟁 이후와 거의 같은 방식"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논의 과정에서부터 다른 제작사 대표들과 함께 해왔으며, 각 기업들은 코로나19 제재 조치가 변화할 가능성을 고려해 광고 결말을 다양하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다른 기업들은 현재의 분위기에 더욱 부합하도록 올해 초에 촬영한 광고를 재편집했다.

코로나19 크리스마스 광고가 과거에 제작된 광고보다는 훨씬 화려함이 덜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어느 한 업계 보고서는 광고 제작사의 2020년 4분기 지출액이 62억 파운드(9조 1,219억 3,600만 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도 대비 7억 2,400만 파운드(1조 652억 672만 원) 감소한 금액이다. 여러 기업의 광고 예산이 삭감됐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힘겨운 시기를 보낸 브랜드들의 예산이 더 많이 삭감됐다.

올해 광고 제작 규모가 감소했어도 대중의 크리스마스 광고에 대한 기이한 열기는 여전할 것이다. 세인스버리(Sainsbury)의 크리스마스 광고를 담당한 대행사 위덴+케네디(Wieden+Kennedy)의 크리에이티브 총괄인 이안 테이트(Iain Tait)는 "손실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수백만 명이 컴퓨터 앞에 앉아, 실수를 발견하는 즉시 득달같이 달려들어 공격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기사원문>
This is what the pandemic has done to Christmas TV adverts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