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영국 중부지방의 작은 마을, 게임 중심지로 거듭나다
상태바
영국 중부지방의 작은 마을, 게임 중심지로 거듭나다
레밍턴 스파의 게임 스튜디오들이 1980년대 이후 대성공을 이루고 있다. 그와 동시에 지역 투자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By ANDREW KERSLEY, WIRED UK

인구 5만 명에 깔끔한 섭정시대 건축물이 있는 레밍턴 스파(Leamington Spa)는 여느 다른 지역과 같은 아름다운 시골 지역처럼 보인다. 한때 온천욕을 즐기길 간절히 원했던 빅토리아 시대 귀족들의 휴양 중심지였던 영국 중부지역의 작은 마을인 레밍턴 스파는 영국의 비디오 게임 산업 최대 중심지가 되었다.

파 크라이(Far Cry), 리틀 빅 플래닛(Little Big Planet), 포르자(Forza) 등을 포함한 AAA 타이틀을 얻은 게임 모두 게임 업계에서 '실리콘 스파(silicon spa)'라고 알려진 워릭셔주 시골 마을인 레밍턴 스파에서 개발됐다. 레밍턴 스파 주민 50명 중 1명은 게임 개발자이며, 게임 산업은 지역 GDP 중 1억 파운드(1,471억 2,800만 원)가 넘는 금액을 기여한다. 레밍턴 스파라는 이 시골 마을은 어떻게 실리콘 밸리의 축소판이 됐을까?

레밍턴 스파에 10년째 거주 중인 게임 전문 기자 조던 에리카 웨버(Jordan Erica Webber)는 "약간 동화 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밍턴 스파가 게임 산업의 중심지가 된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달링(Darling) 형제와 쌍둥이인 올리버(Oliver) 형제가 10대 시절 침실에서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결국에는 기업을 창업했어요"라고 설명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1986년, 달링 형제는 영국 게임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된 코드마스터즈(Codemasters)를 설립했다. 올리버 형제는 처음, 달링 형제와 함께 코드마스터즈에 있었지만 이후 블리츠 게임즈(Blitz Games)라는 기업을 따로 설립했다. 웨버 기자는 "두 기업 모두 계속 승승장구했고, 이후 어느 순간에 두 기업에서 새로운 기업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코드마스터즈와 블리츠 게임즈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이들은 자체 게임 기업을 설립했고, 그 기업에서 퇴사한 이들이 또 새로운 기업을 계속 설립했어요"라고 말한다. 이러한 과정은 성장세를 보이는 게임 산업에 필수적인 과정이다. 현재 영국 게임 기업 99.5%는 스타트업 스튜디오이며, 스타트업이 게임 업계의 경제적 수익 대부분을 창출한다.

그러나 실제 레밍턴 스파가 게임 중심지가 된 이유는 영국 게임 업계 역사와 거리가 멀다. 레밍턴 스파의 맷 웨스턴(Matt Western) 노동당 의원은 "지역 대학 두 곳과 워릭셔컬리지(Warwickshire College)가 게임 업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음향 엔지니어링부터 물리학자, 역사학자까지 게임 업계에 필요한 여러 분야의 기술자들을 하나로 모아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대학들이 게임 업계 성장을 도왔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게임 업계는 성장하고 있다. 향후 2년이면 게임 개발 분야 일자리 500개 이상이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모바일 게임인 기어스 오브 워(Gears of War) 제작사인 미디어토닉(Mediatonic)은 최근 레밍턴 스파에 신규 스튜디오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레밍턴 스파는 차량 제조사 재규어 랜드로버(Jaguar Land Rove)의 본고장으로도 유명하며, 재규어 랜드로버의 게이든 허브(Gaydon hub)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와 전문가들은 게임 업계 덕분에 간접적인 효과를 누렸다. 현지 게임 개발자들은 포르자나 더트(Dirt), F1 등 레이싱 게임으로 유명하다. 이 덕분에 종종 실리콘 스파가 차와 게임 레이싱 제작 전문 지역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레밍턴 스파 지역 게임 개발자인 숀 월(Shaun Wall)은 "처음 이곳으로 왔을 때,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도시일 것이라고 기대했어요. 특히 '실리콘 스파'라는 별칭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레밍턴 스파가 게임 중심지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길거리에서는 특별한 점을 전혀 찾을 수 없어요. 레밍턴 스파의 거대 게임 스튜디오들은 모두 다른 지역의 지사들과 완전히 분리됐다는 인상을 받아요"라고 말한다.

그는 레밍턴 스파 지역 게임 업계 공동체 모임을 위해 개발자인 매기 탄(Maggie Tan)과 함께 체크포인트(Checkpoint)라는 그룹 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월과 탄 모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게임 업계가 레밍턴 스파의 정체성을 정확히 정의하지는 않는다고 인정했다. 현재 레밍턴 스파의 정체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 레밍턴 스파가 '인터렉티브 퓨처스(Interactive Futures)'라는 이름의 연례 게임 축제의 본고장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레밍턴 스파의 대표 산업이 게임 산업임을 잘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게임 산업의 존재가 간접적인 형태로 레밍턴 스파의 모습을 구성한 것은 분명하다. 비디오 게임 관련 초당적 의원 단체에 소속된 웨스턴 의원은 "게임 산업 덕분에 기술 다양성과 민족적 다양성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또, 레밍턴 스파는 기술과 민족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 됐습니다"라고 말한다. 웨스턴 의원은 2017년 선거에서 그동안 보수당 우세 지역이었던 레밍턴 스파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이 부분에는 성장하고 있는 게임 산업이 주된 요소로 작용해, 레밍턴 스파의 인구 구성이 변화하는 현실이 반영됐다.

레밍턴 스파 주민 다수는 자신들의 사례가 영국에서 로드맵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 영국은 다른 모든 지역보다 테크 분야 투자 및 일자리 기회가 더 많은 런던으로 집중되고 있다. 웨버 기자는 "젊은이들이 극도로 많은 게임 개발과 같이 규모가 크며 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산업에 종사 중이라면, 레밍턴 스파와 같은 시골 지역이 영국 경제 분산화에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런던 일대에 산업이 집중돼, 심각한 여파를 겪은 수많은 시골 마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기사원문>
How a small town in the Midlands became a gaming powerhouse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