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통신품위법 제 230조 때문에 열린 청문회, 법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상태바
통신품위법 제 230조 때문에 열린 청문회, 법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트위터 CEO 잭 도시를 질타했다. 그러나 법률 개정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By GILAD EDELMAN, WIRED US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떠도는 말이 있다. "트위터는 실제 삶이 아니다." 이는 자주 망각하게 되는 한 가지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트위터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미국인들이 선거의 모든 것을 대변하지 않는다. 미국 성인 중 5명 중 1명만이 트위터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들 다수는 젊은 세대이고, 고학력자에 부유층이며 진보 성향을 지닌 이들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필자는 트위터 타임라인을 장악한 일부 논란을 주제로 꺼내고, 대화 상대가 필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필자가 의문스러운 온라인 논쟁에서 무언가를 설명할 때 논점을 흐리자 대화를 중단시킨 적이 많다.

상원 상공위원회(Senate Commerce Committee) 청문회가 열렸다. 통신품위법 230조(Section 230 of the Communications Decency Act)의 문제라는 명목으로 열린 청문회이다. 통신품위법 제 230조는 1996년에 제정돼, 사용자가 생성한 콘텐츠와 관련, 상호 컴퓨터 서비스 제공 업체에게 광범위한 법적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규정이다. 이 때문에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법적 책임을 우려하지 않고 콘텐츠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그러나 청문회는 주로 상원 상공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트위터 CEO 잭 도시(Jack Dorsey)를 비판하는 기회로 작용했다. 트위터가 보수 성향을 지닌 사용자들, 특히 보수파 중 최고의 트위터 사용자라 할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차별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변을 요구했다. 무엇 때문에 트위터가 헌터 바이든(Hunter Biden)의 노트북에서 발견된 불법 행위의 증거 의혹을 다룬 뉴욕포스트 기사를 공유한 계정 차단 결정을 내렸나? 트위터는 수많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을 '검열'했으면서 이란의 아야톨라 카메네이(Ayatollah Khamenei)가 트위터에서 이스라엘 파괴 위협을 하고 유대인 대학살을 부인하는 행위는 제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코로나19 발병의 원인이라며 미국을 비난하는 중국 정부 관계자의 트위터 게시글에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또, 공화당 상원 의원 론 존슨(Ron Johnson)이 이웃집 애완견을 죽인 것을 비판하는 풍자적 게시글을 그대로 둔 이유는 무엇인가?

도시는 각종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수도승 마냥 침착함을 유지했다. 트위터는 헌터 바이든 사건에 대해 해킹 게시글 정책을 잘못 적용한 뒤, 하루 만에 처음에 취한 조치를 번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게시글은 검열되지 않았다. 단순히 오인 혹은 위험한 게시글로 플래그됐으며, 이후 그에 대한 상황을 설명할 만한 맥락이 추가됐다. 아야톨라의 게시글은 트위터 정책 위반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트위터가 세계 각국 지도자들을 상대로 용인하는 해외 보좌관들을 겨냥한 군사적 위협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여러 차례에 걸쳐 의회 청문회가 열리면서 이번 사안에서는 실제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비판을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누구도 텍사스주 공화당 의원 테드 크루즈(Ted Cruz)처럼 청문회 예고 영상을 준비하지 않았다. 크루즈 의원은 의회에서 논의할 가치가 있는 정치적 문제로 반보수세력 편견을 확산시키려는 이들처럼 많은 일을 해왔다. 원격으로 청문회에 참석한 크루즈 의원은 자신이 보기에 트위터가 행한 매우 악한 행위를 두고 도시를 질타했다. "도시님. 누군가가 당신을 선출시켜서 미디어가 보도할 수 있는 내용과 대중이 접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겁니까?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상반되게 민주당 슈퍼 정치활동위원회(Super PAC)의 행동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크루즈 의원은 이처럼 발언하며 분노를 드러냈다.

크루즈 의원의 질타 내용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신랄한 어조가 아니다. 그가 도시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반면, 다른 SNS 대기업 CEO들인 마크 저커버그와 선다 피차이에게 증언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뉴욕타임즈의 기록에 따르면,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도시는 저커버그나 피차이보다 공화당 의원에게서 더 많은 질문을 받고 답변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구글이 트위터가 지향하는 것보다 미국인들의 삶에 깊이 자리 잡고 미국인들의 삶을 지배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성인 약 70%가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주기적으로 사용한다. 검색 엔진 시장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사용자 비율은 90% 수준이다. 페이스북과 구글의 사용자 기반이 트위터보다 훨씬 넓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페이스북과 구글이 미디어 사이트들의 트래픽 제공에 있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필자의 와이어드 기사 대부분이 페이스북이나 구글에서 트래픽을 제공받는다. 특히, 검색 엔진 시장을 독점해 독자들이 주어진 기사를 찾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사이트 구글의 트래픽을 제공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트위터에서 필자의 기사를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 반면, 구글이 필자의 기사를 차단할 경우 필자의 존재감이 거의 사라지게 될 수 있다.

사실, 트래픽 문제와 관련된 진지한 청문회 진행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선거 막판에 상원 상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언론 조작'을 시도한다는 이유로 공화당 의원들을 비난하면서 거듭 지목한 부분이다. 그러나 통신품위법 제 230조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사항이다. 통신품위법 제 230조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실질적인 이유가 많다. 법원에서 적용한 바와 같이 법적 면책특권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졌기 때문이다. 현재의 통신품위법 제 230조는 SNS 기업들뿐만 아니라 모든 상호 컴퓨터 서비스 제공자들에게도 적용된다. 개혁을 원하는 이들은 통신품위법 제 230조를 개정 혹은 재해석을 통해, 알고리즘상으로 넘쳐나는 유해 콘텐츠나 불법 콘텐츠 제공 문제에 있어 플랫폼들이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들은 민주적인 부분에서 거의 책임을 지지 않는 두 거대 민간 기업인 페이스북과 구글이 대중의 대화와 지식 접근 권한을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상원 상공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이러한 문제에 우려를 제기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트위터 게시글 차단 문제를 두고 잭 도시에게 불만을 표출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기사원문>
Surprise! The Section 230 Hearing Wasn’t About Section 2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