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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다양성 충족을 위한 채용, 스트레스와 분노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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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다양성 충족을 위한 채용, 스트레스와 분노 일으킨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때문에 기업들이 인종 다양성 목표를 충족하도록 추진했다. 그러나 이에는 문제가 있다.
By SHAHED EZAYDI, WIRED UK

지난 9월, 어느 우중충한 월요일 오후에 샘(가명)은 회의실로 안내를 받고, 자선 단체 총괄 직무 채용 면접을 보았다. 샘은 해당 단체가 과거에 인종과 관련된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취업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면접을 준비했다. 그러나 면접이 시작되자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면접관이 저에 대한 내용을 전혀 안 읽어본 것 같았어요. 심지어 제 이력서나 커버 레터까지도 말이죠. 면접관이 질문한 내용은 제가 이력서에 작성한 내용이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샘은 해당 재단에 채용됐다. 그리고, 샘은 자신이 직원의 인종 다양성 충족 목적으로 채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때문에 샘은 자신을 의심하게 됐고, 자신감이 꺾였다. 그는 "제가 그 재단에서 열심히 일할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게 됐어요. 또, 이미 제가 앓고 있는 가면 증후군이 커지는 계기가 됐어요"라고 말한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라는 이름의 운동으로 각 기업의 직원 구성과 다양성 및 인종적 편견을 뛰어넘는 포괄성을 우선시하는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됐다. 바클레이스(Barclays), 딜로이트(Deloitte), BBC는 흑인 직원 비율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글래스도어는 2020년 6월에만 다양성과 포괄성을 고려한 채용 공고가 50%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양성과 포괄성 논의에서 간과한 부분이 있다. 바로 다양성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갈수록 보편화되는 '인종 다양성 충족만을 위한 채용'에 대한 개념이다.

최근 맥킨지 보고서를 통해 직원 61%가 자신의 직장에 다양한 인종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다양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각 기업이 인위적으로 인종 비율을 맞추기 위해 직원을 채용하고, 다양한 인종을 포함하지 않는 환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스스로가 인종 다양성 충족 목적으로 채용됐다고 느끼게 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다양성에 중점을 둔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 루빅(Ruebik)의 공동 창립자 겸 CEO인 크리스티나 브룩스(Christina Brooks)는 "인종 다양성 충족을 위한 채용은 다양한 인종 포괄 혹은 기업 문화 등을 둘러싼 시설적 부분의 변화나 문제 행동 해결을 위한 실제적인 약속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라고 지적한다.

어느 한 음반사의 비즈니스 고문인 타냐(가명)도 인종 다양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채용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2018년 1월에 채용된 후, 타냐는 직장 내 유일한 흑인 여성 직원이 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백인 동료 직원과 똑같은 일을 했을 때, 자신만 질책을 받는 것을 알게 됐다. 또, 백인 동료 직원 대부분 업무 경험이 적어도 자신보다 더 빨리 승진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그는 "매달 꾸준히 목표를 충족시키고, 제 담당 업무 이외의 여러가지 일들을 관리했지만, 저는 세 차례의 승진 면담에서 모두 승진을 거부당했어요"라고 설명한다.

회사의 차별적인 태도 때문에 타냐는 자신이 직장 내 인종 다양성 충족을 위해 채용된 직원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타냐는 스트레스와 분노를 느껴 결국 퇴사했다. 그는 "(회사는) 단순히 인종 다양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흑인 여성을 원했고, 저의 경력이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라고 말한다.

현재 직원의 인종 다양성을 늘리고자 하는 기업들은 고위급 직책을 지닌 직원들과 기업에서 활용하는 채용 기업을 살펴보아야 한다. 브룩스는 "(기업들이) 스스로 영향력을 지니고자 하는 지역 사회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재 다양성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다양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원들을 채용하게 됩니다"라고 설명한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은 기업 내 다양성 문제의 이면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기업들은 단순한 인종 다양성 충족을 위한 채용만으로 다양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알아 두어야 한다.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 직원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또, 다양한 인종의 직원들의 목소리가 채용 절차에 기여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 그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상황은 다양한 인종의 직원들이 채용될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직원들이 단순히 인종을 떠나 다양성을 위한 역할을 하는 데 가장 적합하기 때문입니다"라고 주장한다.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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