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인기가 여전한 투피엠, 빅뱅, 슈퍼주니어 그리고 지금의 세븐틴, 갓세븐, 엔시티 드림, 엑소 등등 우리의 스타 아이돌 그룹의 퍼포먼스를 보면 바위돌이 휙휙 날아다니는 것 같은 가공할 에너지에 가슴이 벌렁벌렁 뛴다. 전율의 충격. 잠시 후 관객들은 한숨을 쉬다가(난 저렇게 열심히 살아봤나?!) 끝내는 울음을 터뜨린다. 그 무시무시한 열정에 무한감동을 당하는(?) 것이다. 심지어 극단적인 결정을 앞둔 한 외국의 젊은이가 우연히 K팝 공연장에 따라와 보고난 뒤 마음을 고쳐먹고 열심히 살아가기로 다짐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퍼포먼스에 이어 성공요인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한다. 바로 '비주얼'이다. 글로벌 청춘들은 우리의 남자 아이돌 그룹이든 걸 그룹이든 구성원들의 빼어난 외모(looks)에 사족을 못 쓴다. “한국 남자·여자는 어쩌면 그리 잘생긴 걸까요?” 우리 아이돌의 매혹적 생김새와 탄력적인 몸은 외국의 젊은 세대에게 퍼포먼스와 더불어 중독성을 야기한다.
문제로 지적된 가창력도 실은 K팝 전사들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가창력이 드러나기 어려운 후크송이 많아서 그렇지, 연습생 시절부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고된 발성과 음정 트레이닝을 통해 노래실력을 함양,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최고의 가창력을 자랑한다. 이 모든 게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려는 K팝 전사들의 '열정의 소산'임은 말할 것도 없다. BTS의 멤버들은 초창기에 '죽을 각오로' 하루 14시간씩 연습했다고 한다.
메시지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K팝 가수의 노래에는 미래불안과 세대갈등에 시달리는 청춘들의 정서가 녹아있다. 여기서 춤, 외모, 가창만이 아닌 '젊음이 젊은 세대에게 주는' 위로와 힐링의 메시지에 공감하게 된다. K팝 가사를 알기 위해 모든 나라의 문화원은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강 열기가 넘쳐난다. '아미(A.R.M.Y)'라는 이름의 방탄소년단의 팬덤이 견고한 것은 노랫말이 주는 공감의 힘도 크다.
어느덧 K팝은 고유의 가치를 확립했다. 그것은 △화려한 무대퍼포먼스 △아름다운 비주얼 △총체적 패키지의 힐링 음악이다.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에 충분할 미덕이다. 이제 제2, 제3의 방탄이 나와 1964-65년 비틀스 이후 무수한 영국 밴드들이 미국 땅을 잠식한 '브리티시 인베이전'처럼 'K팝 인베이전'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가 K팝을 뚜렷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국가의 위상이 '문화의 힘'에 따른다는 것은 자랑이다. 우리는 IT 강국을 넘어 K팝과 함께 이제 CT(컬처 테크놀로지) 강국, '컬처 코리아'로 상승하고 있다.
글 임진모 음악평론가
와이어드 코리아=Wired Staff Reporter
wiredkorea@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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