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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코로나 관련 수상한 책 몇 권을 조용히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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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코로나 관련 수상한 책 몇 권을 조용히 삭제했다
아마존은 팬데믹 관련 오해의 소지가 있고 지나치게 비싼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건 홍보하면서 책에 대한 언급은 꺼린다

By Louise Matsakis, WIRED US

최근 아마존은 코로나19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하려는 판매자들을 단속했다.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상품 100만 개 이상을 삭제했으며, 웃돈이 붙은 마스크도 수만 개 이상 제재했다. 그런데 아마존이 단순히 코로나19 상품들로만 골머리를 앓는 건 아니다. 아마존은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의 확산지가 됐고, 이에 조용히 코로나19 관련 책들을 삭제하고 있다. 

이미 여러 언론이 지적한 것처럼, 최근 몇 주 동안 아마존에 코로나19 관련 서적이 쏟아졌다. 그 중에는 음모론을 다루는 책도 있었다. 판매에 성공한 것도 보였다. '마스크와 코로나19의 모든 것'은 지난 6일 아마존 전자책 분야 의학 카테고리에서 1위에 올랐다. 존 M. 배리의 '엄청난 독감'과 같은 인기도서는 2위로 물러났다. 같은 날 '마스크와 코로나19의 모든 것'은 아마존 판매도서 목록에서 삭제됐다. 이 책의 저자인 티모시 자하 박사의 책을 검색한 결과, 아마존에 등록된 책이 없었다. 

와이어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다른 서적들도 목록에서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 와이어드는 아마존에 왜 삭제됐는지 이유를 물었으나,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관계자는 "콘텐츠 지침을 유지하고 고객 의견을 들으며 도서 목록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은 항상 책 판매자, 작가, 출판업자에게 도서와 관련한 세부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해달라고 요구했으며, 그 정책을 어기는 책들은 목록에서 삭제한다"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아마존의 도서 판매 지침은 비록 누군가가 불쾌하게 여기더라도, 고객들이 여러 관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책을 판매하는 것이다. 다만 아마존은 성인물이나 부적절한 콘텐츠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아마존은 "작가와 출판사, 판매업자들이 제공하려는 책은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아야 할 책임이 있으며, 아마존은 고객들에게 '좋지 않은 경험'을 주는 책은 판매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와 코로나19의 모든것'은 목록에서 삭제되기 전 독자들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두고 "별로 읽을만하지 않다"거나 "돈이 아깝다"와 같은 평가를 내렸다. 어떤 독자는 "책에 나온 정보들은 모두 구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또 다른 책인 '군대와 바이러스 종말론: 생화학 전쟁, 생화학 무기, 중국 코로나19'는 별 4개에서 5개 정도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은 코로나19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음모론을 제기 중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지난 2월 아마존에 이 책에 대해 질문하자, 아마존은 "고객들은 다양한 관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책은 목록에서 삭제됐다. 

사업 초기 아마존은 어떤 내용이든 책을 팔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2010년 '소아성애자의 사랑과 즐거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는 책을 팔아 비판을 받았는데, 당시에도 비판에 대해 "검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아마존은 판매하려는 도서와 이유 등을 밝히기 꺼려했다. 

아마존의 도서 판매 가이드라인에는 '의학적으로 잘못된 내용'이 언급돼 있지 않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전에도 비과학적이거나 유해한 의료 주장을 하는 책들을 삭제한 바 있다. 지난해 아마존은 와이어드에 "자폐증 치료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책을 여러권 삭제했다"고 밝혔다. 삭제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아마존의 조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올리면 삭제한다고 발표한 직후에 나왔다.

소셜미디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인포데믹(Infodemic)'이라 부르는 정보 전염성 쓰나미에 직면해 있다. 가격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페이스북과 구글은 사이트에서 마스크 광고를 전면 금지했다.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는 "WHO 및 다른 당국과 협력해 이용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도 검색 결과 상단에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링크와 함께 코로나19 예방법과 관련한 배너도 추가했다.
 

[사진=UNSPLASH]

안타까운 건 아마존에 '코로나19'를 검색하면 배너와 함께 가짜뉴스가 뜬다는 점이다. 아마존에서 코로나를 검색하면 '코로나19 논란: 중국에서 온 악마의 바이러스'를 포함해 700개 이상의 음모론이 쏟아진다. 이 책들 중 다수는 신뢰도와 질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한 책은 공개 시사회에서 자신들의 책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완벽한 매뉴얼"이라 주장했는데, 내용은 터무니없었다. 코로나19를 묘사한 문장 중 "건강한 조리법을 즐겨찾기하고 식료품점에서 케일과 퀴노아를 고르고, 밥솥을 사라"고 말한다. 이 책은 99센트(약 1200원)에 팔렸으며 별 5개 리뷰는 24개가 넘는다. NBC뉴스는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코로나19 관련 책 하나는 뉴스 내용이 그대로 실려 있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코로나19 책 중 상당수는 2014년 아마존이 출시한 책 구독 서비스 '킨들 언리미티드' 가입 서비스의 일환이다. 업계는 아마존은 페이지 가입자들이 읽을 때마다 0.5%의 돈을 작가들에게 지불한다고 추정한다. 킨들 언리미티드 출시 이후 일부 작가들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거나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 대표적으로 가짜로 비평을 하거나 페이지 수를 채우기 위해 관련성이 떨어지는 내용도 일단 채우는 '북 스터핑' 등이 있다. 

아마존은 '킨들 다이렉트 출판 서비스'로 작가들이 본인 책을 무료로 게시할 수 있게 돕는다. 단, 아마존은 '고객들을 실망시키는 콘텐츠'는 금지한다고 설명한다. 번역이 너무 짧거나 미흡한 책, 웹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콘텐츠도 게시가 금지된다. 와이어드는 아마존에 "킨들 다이렉트 출판 서비스에 업로드 된 책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느냐"고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아마존 웹사이트에는 "등록에는 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24시간에서 48시간 후 당신의 책은 전 세계 킨들에 나타난다"고 나와 있었다. 

아마존은 고객과 기자들에 과하게 반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아마존에 올라온 코로나19 책 두 권을 언급한 후, 아마존은 관련 도서를 삭제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산제이 굽타 박사의 책 '코로나바이러스와 나',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 근처에 있다'를 인용한 후 해당 도서도 사라졌다. 

아마존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얼마나 많은 책을 삭제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아마존에는 지금도 코로나19와 관련해 많은 책을 팔고 있다. 물론 반스 앤 노블과 같은 다른 온라인 서점들도 코로나19와 관련된 책을 판매한다. 아마존이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도서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이 보이는 것뿐이다. 

데보라 칼드웰 스톤 미국 도서관협회 지적자유부문 사무국장은 "아마존은 이제 거대기업이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법적으로, 특히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아마존은 민간기업이고 이건 아마존이 원하는 만큼 정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 캔자스에 위치한 레이븐 서점 주인 대니 케인은 "아마존이 투명한 정보 공개를 거부하면 거부할수록, 그들은 가짜뉴스의 진원에 있다는 사실로부터도 멀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잡지 '아마존에 저항하는 방법과 이유'의 저자이기도 하다. 케인은 "아마존은 자신들이 중요한 정보의 진원지가 되는 걸 거부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게는 아마존과 같은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 트위터, 구글, 페이스북 등은 사회적 압박 끝에 광범위한 규칙을 만들었다. 이들은 매년 어떤 규칙에 따라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삭제했는지 설명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발간한다. 반면 아마존은 어떤 책을 금지했는지 발표하지 않는다. 이건 독자들이 공중 보건과 관련한 정보를 검색할 때, 아마존이 언제 어떤 책을 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는지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서정윤 에디터)
 
<기사원문>
Amazon Quietly Removes Some Dubious Coronavirus Books

와이어드 코리아=Wired Staff Reporter wiredkorea@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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