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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한국 내 '핫스팟'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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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한국 내 '핫스팟'을 확보했다
대구의 한 종교시설은 제2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로 전락
지난 1월 20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2666명의 승객을 싣고 일본 요코하마 항을 떠났을 때 그들은 중국·베트남·대만을 여행한다는 기쁨에 사로잡혔다.  2주 후 그들은 여행 후 포만감 대신 불안과 공포, 슬픔 속으로 자신을 격리시켜야 하는 현실과 마주했다. 

이 배에 올라탄 승객과 승무원은 전 세계 7만5000명을 감염시킨 Covid-19(코로나 19)의 바이러스 핫스팟 일원이라는 오명을 샀다. 중국 외 확인 된 감염 사례 중 절반(542명) 이상이 이 유람선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례를 가진 국가는 싱가포르 77건이다. 지난 18일까지 상황이다. 

◆ 비밀스런 한국의 바이러스 핫스팟   

한국의 한 종교단체서 발원한 감염 상황이 심상지 않다. 현재 대구는 전 세계 코로나 핫스팟 중 가장 강력한 신호음을 내고 있다. 21일 16시 현재 Covid-19 환자는 전날 대비 48명 추가 발생해 한국 내 확진자는 204명으로 늘었다.

이날 오전에는 환자 52명이 추가 발생해 하루 만에 확진자가 100명 늘었다. 오후에 새롭게 확진된 환자 48명 가운데 46명은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다. 확진자 46명 가운데 42명은 대구, 1명은 서울, 2명은 경남, 1명은 광주에서 각각 발생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라는 제한된 공간은 예배당 속에도 존재했으며, 동아시아서의 즐거운 여행이 치명적인 전염병을 만났듯, 교회는 바이러스 창궐이라는 극히 인간적인 재앙을 유발했다. 

현재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소유사인 프린세스 크루즈는 발병 사실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폐쇄적인 공간 특징이 대규모 발병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선박과 교회의 운명은 같아 보인다.    

크루즈산업협회인 'Cruise Lines International Association'의 영국 및 아일랜드 담당 앤디 허머(Andy  Harmer) 이사는 "모든 승무원은 승객은 물론 선박의 위생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광범위한 교육을 진행한다. VSP (Vessel Sanitation Program) 운영 매뉴얼을 통해 유람선이 기준 준수여부를 체크하고, CLIA 크루즈 라인은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이 풍부한 경험과 능력(equipped and experienced ) 조차 Covid-19 바이러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검증된 메뉴얼마저 무력화시킨 것이 이번 바이러스의 무서움이다. 그래서 이 바이러스를 '마귀'라고 칭하는 쪽도 있다. 대규모 감염사태 진원지로 지목 중인 신천지교회 '이만희 총회장은 "코로나19 병마 사건은 마귀의 짓"이라고 말했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사진=TOMOHIRO OHSUMI/GETTY IMAGES]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사진=TOMOHIRO OHSUMI/GETTY IMAGES]

 

◆ 대구 아웃브레이크, "기도하고, 접촉을 피하자!"

이 총회장은 21일 ‘총회장님 특별편지’라는 제목의 공지글에서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다. 욥의 믿음과 시험같이 우리의 발전을 파괴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하나님의 씨로 난 하나님의 아들이며 하나님의 가족이다. 이 모든 시험에서, 미혹에서 이깁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나 당국의 지시에 협조해주어야 한다. 전도와 교육은 통신으로 하고, 당분간 모임을 피하자”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 총회장은 “지금 병마로 인한 피해자는 신천지 성도들”이라며 “이 시험에서도 이기자. 서로서로 위해 하나님께 쉬지 않고 기도하자”고 촉구했다.

이 종교단체의 선교센터나 교육카페 등은 모두 45곳으로 알려졌다. 또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열리는 예배는 온라인이나 가정 예배로 대체할 예정이다. 교회 쪽은 각 교인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교육센터 방문이나 모임 금지와 함께 직장인을 제외한 교인들은 가급적 자택에 머무르라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일본에 위치한 두 곳 핫스팟에서 방출된 바이러스 강도는 여전히 강하다.  일본의 경우  유람선 승객이 요코하마 항에 머물러 있었던 반면, 한국은 감염자 동선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세계 여론이 요코하마 항을 떠나 대구로 향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미국 CNN은 21일 '대구 아웃브레이크(Outbreak·집단감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영국 BBC는 이 종교단체가 Covid-19 집단감염의 '온상(hotbed)'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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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드 코리아=유재형 기자 yjh@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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