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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항암제 내성 원인, 과학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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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항암제 내성 원인, 과학적으로 밝혔다
KAIST 연구진, 세포신호 인자 FOXO3a 원인 첫 규명

암 치료의 걸림돌 중 하나가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는 점이다. 사용하던 항암제의 효능이 점점 떨어지게 되면 다른 약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많은데, 새로 바뀐 항암제가 잘 듣지 않으면 병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국내 연구진이 항암제의 내성 원리를 과학적으로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팀이 암 치료의 난제 중 하나인 암세포의 다중약물 내성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암 치료과정에서 새로 바뀐 항암제가 안 듣는 이유 중 하나로 '교차저항'을 꼽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암세포가 다른 종류의 약물에도 내성을 갖게 되는 현상이다.  암 극복을 위해선 암세포의 다중 약물 내성 이 생기는 원인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지만 모든 과정이 정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폐암 세포가 화학 요법 약물 중 하나인 '파크리탁셀'에 대한 내성을 가지는 과정에서 표적 치료제인 'EGFR-TKI'에도 교차저항을 갖는 현상을 발견했다. 1차 약물에 대한 적응과정에서 암세포가 줄기세포화 해 전혀 다른 표적 치료제인 2차 약물에 저항을 가진다는 현상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그 원인 역시 밝혀냈다. 줄기세포화가 진행된 암세포가 영양분인 '포도당'이 부족해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죽지 않고 활동휴지 상태로 전환되는데, 활동휴지 상태인 암세포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으며 약물이 없어지고 영양분이 공급되면 다시 빠르게 증식했다.

원인을 더 자세히 살펴보니 암세포의 자살을 주관하는 '아포토시스(apoptosis)'라는 인체 내 신호체계가 관여하고 있다었다. 이 신호의 주요 인자인 'FOXO3a'란 단백질이 세포자살을 유도하지 않고, 오히려 세포사멸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유전자의 기능이 변화해 세포가 약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연구팀은 이런 교차저항 세포의 특성을 실제 유방암 환자의 검사대상물을 활용해 검증했다. 특히 파크리탁셀에 저항을 갖는 재발환자의 암 조직에서 FOXO3a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돼 연구의 임상적 의미를 더했다.

따라서 연구진은 FOXO3a의 발현을 억제하면 세포가 파크리탁셀과 EGFR-TKI의 저항성을 잃게 돼 교차저항 세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연구를 준비 중이다. 이번 성과를 응용하면 효과적인 암 약물치료 전략을 개발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는 KAIST의 학부생 연구 참여 프로그램(URP을 통해 해외 유학생인 마크 보리스 알돈자(Mark Borris Aldonza) 학생이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마크 보리스 연구원은 1저자를 맡아 연구를 주도했다.

'마크 보리스' 연구원은 “이 연구가 파크리탁셀과 EGFR-TKI뿐 아니라 다른 약물에 대한 내성 기전 연구에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암 극복에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데 적용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2월 7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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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승민 기자 enhanced@wired.kr

    정보과학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미래를 변화시키는 ‘참된 과학’, 현실에 도움이 되는 '진짜 기술’ 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