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ereum) 재단의 프로젝트 관리자ㆍ블록체인 개발자ㆍ해커 버질 그리피스(Virgil Griffith)는 지난 11월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리피스가 지난 4월 북한에서 열린 ‘평양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컨퍼런스(Pyungyang Blockchain and Cryptocurrency Conference)’에서 강연을 했기 때문이다. 국제비상경제권법은 미국 시민이 재무부 허락 없이 북한에 재화를 수출하거나 기술을 이전하는 것을 금지해왔다.
미 법무부에 의하면, "그리피스는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북한에 방문했다”며 “그리피스의 북한 여행 계획이 대북 제재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그리피스는 미국 국무부에 자신의 북한 방문 승인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그리피스가 어떻게 북한이 돈을 세탁하고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블록체인 및 암호통화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지, 어떻게 북한이 이러한 기술을 세계은행 시스템으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리피스가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를 사용할 때 북한이 얻을 이익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로 어떻게 제재를 우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강연했다고도 전해졌다.
그리피스는 오는 30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더리움 설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23일 트위터에 "버질이 한 행동이 북한에게 나쁜 짓을 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 같지는 않다"며 “그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관련 공개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발표했다"고 글을 올렸다.
올해 나이 36세의 그리피스는 해커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위키스캐너(WikiScanner)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위키스캐너는 위키피디아를 비밀리에 변경한 사람들과 조직을 밝혀내는 소프트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