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혁신' 기술이 밝힌 新에너지의 미래
상태바
'혁신' 기술이 밝힌 新에너지의 미래
태양광 발전소 경제성, 화력 발전소와 맞먹어

태양광 에너지는 부인할 수 없는 전 세계 최대에너지원이다. 게다가 풍력과 더불어 오염원이 없는 몇 안 되는 청정에너지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산지를 깎아 건립하는 바람에 '시각 공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를 늘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산림 피해나 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햇빛 난반사 문제서 자유로운 장소에 한해 시설 건립을 허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 마저도 근원적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땅은 한정돼 있고 태양광 발전소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적 모색을 통한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 태양발 발전 효율을 높여 설치되는 면적과 판넬 개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개발 만이 그 해법이 될 것이다. 
 

[사진=CHRISTOPHER FURLONG/GETTY IMAGES]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해상 풍력발전소. [사진=CHRISTOPHER FURLONG/GETTY IMAGES]


두려움 없이 쾌속 발전 중인 '태양광'

한국에서는 지난 2014년 발표된 '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기본)'에 따라 태양광 발전을 장려 중이다. 에기본에 따르면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기술수준은 최고 수치를 100점으로 보았을 때 86점 수준에 올라있다. 유럽ㆍ미국ㆍ일본과는 10점 아래, 후발국인 중국과 비교하면 5점 위인 기술 수준이다. 한국 정부는 2014년 기준 1.7%(세계 34위)에 머물러있는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2035년까지 11%대로 끌어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중 태양광(2.7→14.1%)과 풍력(2.2→18.2%)을 목표달성을 위한 핵심 에너지원으로 지목하고 있다.

보급률 상향은 비단 한국 정부 만의 목표가 아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발표한 ‘전세계 태양광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 수요는 108GW로 사상 처음 100GW를 넘어섰다. 태양광 모듈가격이 급락했고 중국산 모듈에 대한 EU 관세가 철폐되면서 저렴한 가격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하려는 가정 수요가 크게 늘어난 요인이다. 올해는 전년대비 16% 이상 증가한 120GW, 내년은 140GW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국가별로 사펴보면, 중국 태양광 시장은 지원금 하락 영향으로 작년 설치량은 전년대비 20% 감소한 44GW에 머물렀다. 내년도는 40GW내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도의 지난해 태양광 설치용량은 10GW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전년대비 40%가 증가한 14GW, 내년에는 17GW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지난해 10GW가 보급되며 전년대비 9% 감소했으나 올해는 가정용 수요가 증가하며 전년대비 20% 증가한 12GW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일본의 경우 2019년과 2020년 수요는 6GW 수준을 각각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태양광 발전 효율 최대 46% 향상 시킨 한국 'IBS'

보고서 통계에서 보았듯 중국의 태양광 발전 수요 감소는 생산과잉을 불렀고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는 중국 외 다른나라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율 확대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전 세계 태양광 발전소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설치면적과 판넬 수를 늘려야 한다는 고민이 자리한다. 업계가 면적과 판넬 수를 줄이기 위한 기술전쟁에 나선 이유이다.

업계가 마주한 고민은 크게 두 가지이다. 어떻게 하면 한 개의 판넬을 통해 생산되는 발전량을 늘릴 수 있을지 이고, 또 하나는 생산된 에너지를 손실 없이 저장해 제 때에 쓸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캐리어 증폭 시 에너지 변화 모식도. 원자의 가장 바깥쪽 전자띠를 ‘가전자대’라고 부르고, 이보다 에너지가 커서 자유롭게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 준위를 ‘전도대’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경우 첫 번째로 생성된 전자-양공 쌍(가장 왼쪽)의 에너지가 열로 낭비(1)되면서 전도대로 내려오는 반면, 캐리어 증폭이 발생하면 (2)처럼 운동에너지를 포착하여 가전자대에 안정한 상태로 있던 새로운 전자들을 전도대로 여기시킨다. 그림에서는 총 2개의 전자-양공 쌍이 발생하게 된다.[자료=IBS]
캐리어 증폭 시 에너지 변화 모식도. 원자의 가장 바깥쪽 전자띠를 ‘가전자대’라고 부르고, 이보다 에너지가 커서 자유롭게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 준위를 ‘전도대’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경우 첫 번째로 생성된 전자-양공 쌍(가장 왼쪽)의 에너지가 열로 낭비(1)되면서 전도대로 내려오는 반면, 캐리어 증폭이 발생하면 (2)처럼 운동에너지를 포착하여 가전자대에 안정한 상태로 있던 새로운 전자들을 전도대로 여기시킨다. 그림에서는 총 2개의 전자-양공 쌍이 발생하게 된다.[자료=IBS]


한국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은 얇고 뛰어난 특성을 가진 반도체 클래스에서 캐리어 곱셈(CM)으로 알려진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태양 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있는 프로세스를 발견한 것이다. 

2일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소개된 'Carrier Multiplication in van der Waals Layered 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s' 논문에 따르면, 광자에 비례해 전하 캐리어 수가 늘어나는 증폭현상을 2차원 물질에서 처음 관찰하면서 태양전지 분야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캐리어 증폭이란, 광자(빛 알갱이) 한 개가 발생시키는 캐리어(전하 운반입자)의 수를 일반적인 상황보다 더 많이 발생시키는 현상으로 캐리어가 늘어나면 같은 태양빛에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광자가 전하입자를 일대일로 발생시켰던 기존 태양전지의 효율 한계인 33.7%를 넘어 효율을 46%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IBS 측 책임자인 이영희 연구단장은 "이번에 관측된 2차원 전이금속 칼코젠 소재의 독특한 광학적 특성은 접촉 손실을 극복하고 최대 전력 변환 효율이 최대 46 %까지 증가 할 수 있다"면서 "이 새로운 나노 재료공학을 통해 효율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난 차세대 태양전지 생산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기후협정 탈퇴 美, 고효율성에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추세

아울러 에너지저장(Energy Storage System, ESS) 기술 개선과 보급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제 아무리 뛰어난 태양광 설비가 있다고 해도 ESS 기술이 부족하다면 전기가 필요한 시기에 쓸 수 없게 된다. ESS는 실시간으로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정보를 교환하며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대규모 정전 상태인 블랙아웃이 닥쳤을 때 ESS에 충전해 둔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큰 문제없이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실례로 지난 달 미국 캘리포니아가 대규모 산불 위협으로 전력이 차단됐을 때  ESS시설을 갖춘 가정이나 시설은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 

미국 에너지저장협회 (Energy Storage Association)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서 수입되는 선적 컨테이너 크기의 태양광 전지판넬과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은 하락 추세에 있다. 이들 국가의 제품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을 점령한 상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협회는 비슷한 규모의 ESS시설을 건설하는 비용은 석탄화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고 판단하고 있다. 켈리 스피크스-백맨 (Kelly Speakes-Backman) 협회 연구원은 "태양열 저장 시스템에서 생산 된 전기의 단가가 2024년까지 매년 10~15% 감소 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내 에너지 생산시설서 내 뿜는 온실가스 양은 몇 년 동안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날드 트럼프 행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한 파리 기후협정 철회를 선언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와 같은 강제수단이 사라진 영향이다. 그렇지만 향상된 태양광 발전효율과 경제성은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중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 싼 값에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석탄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와이어드 코리아=유재형 기자 yjh@wired.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